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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화이자 백신 韓에 줄섰다"더니…홍익표 "무리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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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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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2021.2.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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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계약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가 한국 정부에 줄을 섰다는 말, 반대로 무리한 요구를 했었다는 말, 어떤 게 진실일까. 보건복지부 장관과 여당 정책위의장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 임명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홍 의장은 기 기획관이 과거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모든 전문가가 다 맞을 수도 없고 어느 경우 일부 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실 협상 계약 당사자 간 문제는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어서 정부가 공개를 못해서 그렇지, 공개된다면 그렇게 하면서까지 협상을 해야했느냐고 야당과 언론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며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갑질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홍 의장은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회사 요구가 매우 무리하다. 현재도 그렇다"며 "그 당시에 다국적 제약회사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 기획관이 과거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쓸 나라는 없을 것" 등의 발언을 한 배경설명을 한 셈이다.

하지만 정부 측의 과거 발언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에 대해 "두 회사에서도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오히려 그쪽에서 우리에게 빨리 계약을 맺자고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줄을 섰다는 의미다. 박 전 장관은 "백신 확보에서 불리하지 않은 여건에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박 전 장관 발언의 파장은 상당했다. 친여 성향 지지자들은 K-방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에게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오히려 매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았다. 화이자·모더나가 자신들 제품의 성능을 홍보하기에 'K-방역' 한국 보다 적격인 곳이 없으므로 서두를 것 없다는 논리다.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화이자·모더나가 한국 정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는 만평까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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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20.12.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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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약 5개월 뒤 '백신 수급'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화이자, 모더나는 물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까지 확보가 쉽지 않아 '11월 집단면역'이라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지난해 화이자 등이 무리한 조건을 건 계약을 요구했었다는, 기존 입장과 정 반대되는 말이 여당 정책위의장의 입에서 나온 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여당의 말이 바뀐 것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백신 수급 부진과 관련한 '글로벌 제약사 탓'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다른 나라들은 바보거나 자존심이 없어서 갑질에 굴복해서 계약했나", "코로나 방역 홍보비 아껴서 웃돈 주고 백신을 사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화이자 요구가 국민 생명보다 중요한가", "석유 가지고도 갑질하고 돈 가지고도 갑질하는 게 국제사회인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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