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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나는 다르다" 부동산부터 백신·檢개혁까지…이재명 '마이웨이' 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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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임대주택 시행, 부동산 불로소득 척결…"거대개혁보단 일상개혁을"

독자 백신 확보엔 "정부가 못한다면 우리라도 방역 도움 돼야"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에서 참석자 소개를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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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4·7재보궐선거 참패 후 한동안 공개 발언을 자제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한 달 만에 여의도를 찾았다. 그는 부동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당면 현안에 대해 특유의 거침 없는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라는 점을 강조 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감없이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위협, 재보선 참패 후 여권 전반의 위기 등을 돌파하려는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인근에서 열린 청소·경비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하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 개혁'을 강조했다. 지난 8일 4·7재보선 참패를 두고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한 뒤 12일 만에 글을 올린 것. 여기에 이번 여의도 일정은 지난달 24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정치는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이어야 한다"며 "더 효율적인 개혁일수록 저항은 그만큼 큰 법이고, 반발이 적은 작은 개혁도 많이 모이면 개벽에도 이를 수 있다. 거창한 것은 시간과 노력, 기득권을 넘기 어려워 포기하고, 작은 것은 시시해서 시도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민생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일상적인 삶을 개선하는 실천적 개혁, 민생 개혁이 정말 중요하다"며 '작지만 국민의 삶과 관련된 개혁'을 키워드로 꼽았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거대 개혁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지사는 "거대 개혁은 저항과 반발, 갈등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며 "작지만 삶과 관련 있는 많은 일이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정치의 매우 중요한 가치로 생각해야 한다. 현장에서의 작은 일들의 성과를 모으는 것이 이 사회를 진짜 변화하고 개혁하는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언론 개혁의 방향에 대해 묻는 말에 검찰 관련 부분은 답하지 않고 언론에 대해서도 "악의적 왜곡 보도에 대해선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다수의 선량한 언론들이 존중·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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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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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지사는 부동산과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소신을 밝혔다. 특히 이 분야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거침없는 목소리를 냈다.

이 지사는 문 대통령의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는 발언과 '평생 임대주택 공급',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등 정책을 언급하며 "이 말 안에 모든 답이 있다"며 "만약 지난해부터 철저히 부정 거래를 제재했다면 오히려 기회가 됐을 것이다. 평생 임대주택 공급 시행, 부동산 불로소득을 실현하지 못하게 하는 대책을 실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차별화된 목소리를 냈다.

경기도 자체 백신 확보에 대해선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임의로 백신을 도입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다. 드린 말씀이 너무 짧아서 곡해가 있는 듯하다"며 "방역은 당연히 정부 중심이 맞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도 "정부와 협력하되 정치적인 논의나 부담 때문에 (정부가) 할 수 없다면 경기도라도 새로운 백신을 사용할 권한을 부여해주시면 도민을 설득해서 충분히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고 쉽게 백신을 구해서 방역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백신 도입의 시급성, 중요성이 있다. 방역당국은 충분한 선택지를 봐야 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쟁의 여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강성 친문 당원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선 "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난다면 옳지 않다"면서도 "그렇다고 하지 말란다고 안 할 것도 아니고, 한다고 해도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제가 들은 바로는 100개쯤 차단하면 (문자가) 안 들어온다고 한다"고 웃어보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현 정부와의 거리두기로 자신만의 차별화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백신이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지사가 우회적으로 현 정부와 차별화되는 메시지를 잘 낸 것 같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본격적으로 현 정권과의 차별화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 '나는 다르다, 할 수 있다'는 자신의 실행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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