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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마통 잔액 2배로, 적금 대신 주식…작년 20대 저축보다 '빚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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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식 투자 열풍의 주역은 20대의 '빚투(빚내서 투자)'였다. 20대 10명 중 4명이 주식 투자를 했고, 투자금 마련 등을 위한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1년 전보다 2배로 늘어났다. 20대 주식 투자자의 86%는 지난해에 처음 주식 투자에 나선 '주린이(주식+어린이)'였다.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의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e메일 설문을 통해 소득과 지출, 자산과 부채, 저축과 투자 등의 경제 활동을 분석해 20일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의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투자 비율은 세대 불문이었다. 전 연령층에서 골고루 늘어났다. 눈에 띄는 건 20대의 움직임이다. 2019년 20대의 주식투자율은 24%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다. 하지만 1년 만에 10명 중 4명이 주식투자에 나서며(39%)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중앙일보

신한은행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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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주식 투자에 나선 '주린이'도 지난해 많이 늘었다. 주식투자자 10명 중 7명은 지난해 증권 계좌를 처음 열거나 신규 종목을 매수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주식 거래자 중 86%가 지난해 처음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거나 신규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한달 43만원 주식 투자한다



지난해 주식 투자자의 월평균 주식투자 금액은 49만원으로 전년(41만원)보다 8만원 정도 늘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월평균 투자액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019년 40만원에서 지난해 53만원으로 13만원 늘렸다. 그 뒤를 20대가 이었다. 지난해 월평균 43만원을 투자해 전년도(33만원)보다 10만원이 늘어났다.

특히 주식 투자금을 늘린 데는 20대의 변심이 영향을 미쳤다. 2019년에는 월 저축액의 절반 이상을 적금·청약에 안정적으로 적립했지만 지난해에는 적금과 보험 비중을 크게 낮추고 주식의 투자비중을 10%에서 20%로 두배로 늘린 것이다.



20대 ‘주린이’ 마통 평균 131만원



주식투자 자금은 주로 모아둔 자금이나 소득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2030세대는 대출로 투자금을 마련했다는 응답이 각 16%, 17%로 기성세대에 비해 높았다.

문제는 자산이 부족한 20대가 적극적으로 '빚투'에 나선 것이다. 주식 투자자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은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소폭 감소했지만 20대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75만원에서 131만원으로 배 가까이 뛰었다. 주식을 하지 않는 20대(36만원)와 비교할 때 주식투자자의 부채 규모가 3.6배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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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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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우려에도 올해도 20대의 주식 투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은 응답자 중 1년 이내에 주식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 비율은 20대가 2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30대(19%)와 40대(19%), 50대 이상(14%)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는 향후 1년 안에 가입의향이 있는 금융 상품 1순위로 주식을 가장 많이 꼽았다. 2019년의 적금과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2030세대가 빚으로 사들인 건 주식만이 아니었다. 부동산의 경우 내 집을 마련한 2030세대는 집값의 절반을 대출로 충당했다. 지난해 주택 구매 비용은 평균 3억9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7500만원가량 늘어났다. 집을 살 때 대출로 조달한 금액은 집값의 41.3%인 1억6000만원 수준으로 2019년(1억5000만원)과 금액 차가 크지는 않았다.

자가 구매자와 무주택자의 가구 소득을 비교한 결과 자가 구매자의 월평균 소득(558만원)이 무주택자(375만원)보다 1.5배 더 많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집값 급등세 및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경제력이 있는 가구만 내 집 마련을 시도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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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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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중 향후 자가 주택을 살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9%로 2019년 54%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월 소득 7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만 구매 의향이 2019년 대비 증가했고, 그 이하 소득 구간에서는 자가 구매 의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을 살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력 부족'을 꼽은 응답자가 월등히 많았다. '집값이 떨어질 것 같아서' 집을 안 산다는 응답은 전체 소득 구간에서 6~10%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향후 자가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없는 이유는 경제적 여력 부족이 월등히 높았다"며 "코로나19로 가계 경제가 악화하고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라 저소득층 구입 의향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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