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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연설 한번 없이 선두…'윤석열 현상' 반석인가, 모래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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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원동력은 '反文'…보수 콘크리트 60대도 홀렸다

"야권 새 주자 등장 가능성↓…'정치인 윤석열' 자신이 최대 변수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 2021.3.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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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48일째 여전히 공개 발언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여전히 굳건하다.

보수야권은 앞다퉈 윤 전 총장에게 '구애'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쉴 새 없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반문(反문재인) 정서를 발판으로 단숨에 가장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로 올라섰지만, 정치판에 뛰어드는 순간 지지율이 거품처럼 사그라들 수 있어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6일 전국 성인남녀 1011명에게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37.2% 지지율을 얻어 이재명 경기도지사(21.0%)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0%로 3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과반의 지지율을 얻으며 압도했다. 이 지사와의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윤 전 총장이 51.1%로 이 지사(32.3%)를 18.8%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이 전 대표와의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윤 전 총장이 51.6%를 얻어 이 전 대표(30.1%)를 21.5p 격차로 따돌렸다.

윤 전 총장의 '독주체제'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그는 검찰총장을 사퇴한 뒤 한 달 넘게 잠행 중이다. 지역을 순회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하는 정치 문법도 거부한다. 국내 석학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자서전격 책도 출간했지만,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관건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얼마나 견고하냐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떠받치는 절대다수는 '반문 연대'다. 정부·여당에 분노한 진보·보수·중도·무당층이 윤 전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윤 전 총장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공정'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이 탄탄한 지지기반 위에 올라 있다고 분석한다. 문재인 정권이 사실상 '레임덕' 수순에 접어든 데다, 여당에 대한 반감이 단기간에 반전되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윤 전 총장을 상대할 수 있는 야권 주자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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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전 총장의 특징은 대통령과 여당에 맞서 싸우면서 지지율을 높여나갔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명성으로 지지를 얻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나 고건 전 국무총리와 달리 지지율이 탄탄하다.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 홀로 소나무처럼 빛나는 형국"이라고 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도 "내년 대선까지 야권에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고, 기존 후보군은 이미 국민적 평가가 대체로 끝난 상태"라며 "윤 전 총장의 국민적 인기가 다른 후보로 옮겨갈 변수는 많지 않다. 지지율이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수진영 '콘크리트층'인 60대 지지율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회사가 지난 12~14일 전국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4월2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연령별 지지율은 60대 42%, 70세 이상 38%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엄 소장은 "윤 전 총장은 60대 이상 유권자로부터 확고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을 흔들려면 다른 후보가 60대 이상 지지율을 상당부분 잠식해야 하는데, 가능성이 있는 대권주자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까지 지지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최대 변수로 '윤석열' 그 자신을 꼽았다.

'정치인' 윤석열로서 어떤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여론이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 전 총장이 '공정'의 이미지로 뜬 만큼, 사소한 과오도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엄 소장은 "윤 전 총장은 공정과 정의 이미지로 높은 지지율을 모았지만, '윤석열의 정치'는 아직 보여준 적이 없다"며 "윤석열의 최대 리스크는 윤석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김 교수도 "윤 전 총장이 어떤 정치 비전을 제시할지, 함께 하는 정치세력이 누구인지, 어떤 모습으로 세력화를 할 것인지 하나하나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을 얼마나 능숙하게 넘어갈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치력도 관건이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와 전국지표조사의 표본 오차는 각각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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