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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中 ‘신냉전’ 속 日, 한일관계 개선해야”...국제관계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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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前관료 "쿼드만으론 부족, 60만 병력 韓 필요"
한국일보

이상렬(왼쪽 사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과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1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한일 외교당국 간 국장급 회의를 마친 뒤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국장과 후나코시 국장은 5개월 만에 열린 한일 국장급 대면 협의에서 징용·위안부 판결 등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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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 구도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일본 측이 한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일본 관료집단에선 일본의 부담을 줄이려는 차원에서 한국을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르웨이 출신의 냉전사 및 국제정치 전문가인 오드 아르네 베스타(Odd Arne Westad) 미 예일대 교수는 20일 아사히신문에 현재의 미중 간 갈등이 과거 소련과 미국 간 냉전과는 큰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련의 경우 서방과 차단된 사회주의 국가 진영 내에서 경제권을 갖고 있었던 반면 중국은 세계 시장에 통합된 상태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이념 대립이 아니라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싸움이란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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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 아르네 베스타 미 예일대 교수. 베스타 교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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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할도 냉전 당시와 다른데, 과거 일본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을 도왔지만 지금은 미국과 긴밀한 외교안보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관계가 깊다. 그는 “일본의 역할은 미중 간 긴장이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미중 쌍방이 '일본은 그런 역할을 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일본의 국익”이라고 주장했다.

베스타 교수는 일본이 해야 할 또 다른 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지목했다. 그는 “’도쿄와 서울 사이가 나쁘기 때문에 중국이 이전보다 좋아하는 것을 하기 쉬워졌다’는 말을 베이징에서 들었다”며 “한일 관계가 어려운 것은 알지만 양국은 역사적 대립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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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하라 노부카쓰 전 내각관방 부장관보


또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지낸 가네하라 노부카쓰(兼原信克) 전 내각관방 부장관보는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쿼드+알파’에 “한국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쿼드는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안보 연합체다.

그는 16일(현지시간) 미일 정상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을 명기한 것과 관련, “'대만 유사시'는 중국의 군비 확장이 정점을 맞이하는 2030년께가 가장 위험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문화대혁명을 겪은 홍위병 세대”라며 홍콩에 대한 강압적 개입을 보면 “무력에 의한 대만 병합도 허풍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외교의 기본 역할은 역학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아군을 늘리고 적을 줄이는 게 철칙"이라면서 "4개국(쿼드)의 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 세대에 북한에 대한 공감이 있어, 세대 교체가 진전되지 않으면 (중국 견제 협력은) 어렵다”면서도 “그렇더라도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60만 병력을 가진 군사대국이다. 일본으로선 '쿼드+알파'에 한국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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