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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보톡스 분쟁’ 주름 펴지자...국내업체들 최대시장 美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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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대웅 파트너사, 미국 분쟁 합의

나보타, 가장 먼저 진출...역대 최고 매출

휴젤, 국내 1위 이어 美에 품목허가 신청

유럽과 함께 5조원 규모...시장 70%차지

헤럴드경제

국내 보톡스 기업들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미국 내 분쟁이 해결되면서 그동안 미국 시장을 준비 중이던 기업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에 가장 먼저 진출한 대웅 ‘나보타’는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하며 선점 효과를 누리겠다는 계획이다. 휴젤은 국내 매출 1위의 성공 스토리를 미국 시장까지 이어간다는 목표다.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공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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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타 미국 사업 재개, 월 최대 매출 달성=대웅제약은 최근 자사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미국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월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 보툴리눔 톡신 규모는 555만2000만 달러(약 63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사실상 나보타의 매출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미 FDA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기업은 대웅제약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번 매출 신장은 지난 2월 ITC(미 국제무역위원회) 소송이 합의로 종결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힌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지난 해 12월 ITC는 대웅이 메디톡스의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나보타에 대해 21개월간 미국 내 수입금지를 결정했다. 이후 메디톡스와 메디톡스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은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와 3자간 합의를 이루게 된다.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합의금 총 3500만달러(약 380억원)를 2년간 분할해 지급하고 나보타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나보타의 미국 내 사업이 재개되면서 매출 실적이 발생했다. 대웅제약이 공시한 작년 나보타 전 세계 매출은 504억원이다. 올해에는 3월 한 달 동안 미국에서만 작년 전체 매출의 약 12% 가량을 달성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미국만이 아니라 전체 매출로 봐도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휴젤, FDA에 품목허가신청서 제출...휴온스, 미 기업에 기술수출=국내 1위 보톡스 기업 휴젤도 미국 진출 움직임을 시작했다. 휴젤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각)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미간주름을 적응증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했다.

휴젤은 지난 해 보툴리눔톡신 제제로 국내에서 7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메디톡스가 무허가 원액 사용 등의 이유로 허가 취소되며 주춤하는 사이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5년 휴젤은 미국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3상에 착수해 2019년 1월 해당 임상을 공식 종료했다. 이후 같은 해 4월 미국 현지 자회사 ‘휴젤 아메리카’를 통해 마지막 임상 시험에 돌입해 현재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휴젤은 지난해 9월 미국 FDA와의 사전미팅을 진행한 뒤 이번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상 신청서 제출 후 허가 획득까지 약 1년이 소요되는 만큼 오는 2022년 품목허가를 취득해 현지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휴젤은 미국 외에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대한 독점 판권을 확보하고 있어 휴젤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휴젤 관계자는 “미국은 전 세계 최대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지만 실제 소비자의 시술 경험율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휴젤이 축적해온 시술 관련 학술 및 교육 프로그램과 검증된 품질을 바탕으로 시장구도를 재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본다. 지난해 중국 품목허가 획득, 유럽 허가신청 제출 및 이번 미국 BLA 제출을 신호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휴젤 보툴리눔 톡신의 우수성과 신뢰성을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온스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휴온스글로벌의 보툴리눔 톡신 자회사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최근 미국 아쿠아빗홀딩스와 휴톡스(국내명 리즈톡스)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로열티, 마일스톤을 포함해 10년간 총 4000억원 규모로 현지 임상 및 허가, 마케팅, 영업은 아쿠아빗이 담당하고 휴온스바이오파마는 국내에서 생산한 휴톡스 완제품을 공급한다. 아쿠아빗은 보툴리눔 톡신 시술 등 에스테틱 시술에 특화된 마이크로 인젝터 ‘아쿠아골드’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테크놀로지 전문 기업이다.

휴톡스가 목표로 하고 있는 북미 시장 진출은 오는 2024년이다. 연내 미국 FDA 임상시험 계획서(IND)를 신청해 오는 2023년까지 현지 임상을 마치고, 이후 모든 등록 절차를 완료한 뒤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휴톡스는 중국에서는 임상 3상 진입 준비 중이고 러시아에서는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 국가 들도 현지 품목허가를 위한 등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 관계자는 “국내 최초 국산 주사제 완제품으로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한 휴온스그룹의 생산·품질관리 역량을 총동원해 휴톡스의 북미 시장 진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2조원 규모 미국 시장...글로벌 시장 진출위한 필수 기지=이처럼 국내 보톡스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 이유는 미국이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기 때문이다. 약 2조 원 규모의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유럽, 중국과 함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주요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에스테틱 소사이어티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9년 북미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약 32억 달러로 추정된다. 전세계 시장은 연평균 7~9%씩 성장해 2026년에는 약 89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유럽 시장과 함께 약 5조 원 규모로 전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데다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에게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필수 전진 기지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의약품 시장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을 잡아야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며 “미국은 아직 보톡스 시술 건수가 인구 대비 낮아 성장 가능성도 높고 치료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런 점 때문에 기업들은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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