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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스위스 발명대회 휩쓴 한국 제품들...정작 국내 납품은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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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해 스위스 발명대회서 최고상 금상 등 수상 쾌거

라라쿠커·라이프체어·알파오 상위 1% 최고상 수상

정작 국내 납품은 지지부진..."납품실적 등 요구 경직된 문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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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표주연 기자 =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품 전시회에서 한국 제품이 최고상인 금상을 비롯해 은상 및 특별상 등 총 50개를 휩쓸었다. 그러나 정작 국내 대기업, 공공기관 등은 대부분 납품실적이 없다는 등 이유로 이들 제품의 사용을 꺼리고 있다. 신생 중소기업에 납품실적과 타 기업·기관의 사용여부를 묻는 경직된 풍토가 혁신제품의 상용화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라라쿠커의 ‘회전식 구이기’와 라이프체어의 ‘구명조끼로 가변되는 의자’, 그리고 알파오의 ‘전선 이음 커넥터용 터미널’은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품 전시회에서 대회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다.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품 전시회는국제발명품전시조직위원회가 주관하고 스위스 연방정부, 제네바 주정부가 후원하는 세계적인 발명품 대회다. 올해는 약 30개국에서 1000여점의 발명품이 출품됐다.

한국 제품들은 이 대회에서 금상, 은상 및 특별상 등 총 50개를 수상했다. 말 그대로 대회를 휩쓸었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 3곳은 금상 중에서도 상위 10%에 주어지는 심사위원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1000개 출품작 중에 심사위원 금상을 수상한 제품은 10개 내외다.

그러나 정작 이 제품들은 국내에선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개발된 신생 중소기업 제품에 "사용 실적이 있느냐"고 묻는 경직된 국내 풍토가 여전한 탓이다.

알파오는 전선이 쉽게 이어지는 커넥터용 터미널을 개발했다. 전선을 서로 이으려면 피복을 벗기고, 선을 하나하나 꼬아 연결하는 작업을 거쳐야했지만, 이 제품은 이런 과정없이 전선을 쉽게 연결할 수 있다. 2019년 2월께 개발했지만, 상용화되는데는 1년이 넘게 걸렸다. 대기업 어느곳도 이 제품을 쉽게 사용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K건설은 6개월동안 구매 협의를 진행했지만 끝내 거절했고, 그외 대부분 건설사가 구매를 꺼렸다. 대부분 건설사는 "안전검증이 됐느냐, 사용하는 곳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롯데건설, 기타 전기 공사업체들 공공기관에 납품해 2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와도 납품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알파오 이경천 대표는 "우리 제품을 보면 놀라기는 하는데 누구도 이 제품을 활용을 안 했다"며 "책임을 안 지려고하는 문화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라이프체어도 마찬가지다. 라이프체어는 세월호 참사 직후였던 2015년 개발을 시작해 의자 자체가 구명조끼로 바뀌는 제품을 개발했다. 이후 의자 자체가 아니라 의자 등받이를 구명조끼로 활용하는 모델로 변형됐다.

문제는 개발 이후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안전검증을 받는데 2년 반이 걸렸다. 안전인증 조건이 209가지가 되는데 이를 하나하나 충족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이후 안전검증을 통과했지만 그래도 공공기관과 선박회사들은 이 제품 구매를 망설였다. 지역 항만공사 등에 계약 제안을 했지만 거절 당하는 등 납품실적이 없는 중소기업이 공공기관에 진입하기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여수 광양 항만공사에 납품을 성공했지만 매출은 4700만원에 그치고 있다. 결국 라이프체어는 미국쪽 시장 진출을 위해 선주와 선박회사를 찾고 있다.

라라쿠커는 뚜껑 없이 고기를 구울 수 있어 조리 중에 양념을 추가하거나, 상태를 확인하기도 쉬운 회전식 구이기를 개발했다. 직화 기능을 갖춰 고기 육즙을 보존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현재 상용화 마지막 단계다. 금형제작까지 마쳤고 6월초면 제품 판매가 가능한 수준이다. 라라쿠너는 고기 프렌차이즈와 일반 소비자 판매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 일단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온라인 판매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어렵게 중소기업이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써보려고 하지도 않는 일이 많다"며 "안전성 검증을 마쳤다고 해도 타 회사 납품실적을 요구하며 안전성에 의구심을 품는 일도 많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이런 혁신 제품들의 납품과 판로개척을 돕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품 전시회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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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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