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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정의용 “北 GP총격 굉장히 절제, 사소한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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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관훈클럽 토론회서 밝혀

조선일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4.21/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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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작년 북한군이 자행한 비무장지대(DMZ) GP(최전방 감시소초) 총격 도발에 대해 “사소하다” “절제했다” 표현을 쓰며 북한을 두둔했다. ‘삶은 소대가리’ 등 북한의 막말도 “협상을 재개하자는 절실함”으로 해석했다. 반면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일본의 태도에 대해선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매도하는데 일본이 그럴 자격이 있느냐”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북한이 두 번 사소한 위반을 했다”며 2019년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작년 5월 3일 강원도 최전방에서 일어난 GP 총격 사건을 거론했다. 특히 GP 총격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지만 굉장히 절제된 방법으로 시행됐다”며 “그 이후 심각한 도발이 없었다는 것을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한 패널이 ‘절제된 방법’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묻자 정 장관은 “(창린도 포 사격은) 사격 방향과 사거리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한 흔적이 보였다”고 했다. GP 총격에 대해선 “우리가 공격받자마자 집중 반격했는데 그에 대한 대응을 안 했다. 이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GP 총격 당시 북한군은 고사총 4발을 우리 측 GP 외벽에 명중시켰다.

국방부는 올 2월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서 이 두 사건을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행위”라고 적시했는데 외교장관이 ‘사소하다’며 의미를 축소한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외교부는 “도발이 군사합의를 무효화하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취지였지만 용어 선택이 적절치 못했다”고 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삶은 소대가리’ ‘미국산 앵무새’ 등의 막말을 퍼붓는 데 대해선 “개탄스럽다”면서도 “거친 언어도 잘 살펴보면 협상을 재개하자는 절실함이 묻어있다”고 했다. ‘국민 감정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도 그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인내해가며 그들을 계속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장관은 한·일 관계 부분에서는 언성을 높였다. 정 장관은 우리 정부의 위안부 합의(2015년) 무력화 조치를 놓고 일본이 ‘국제법 위반’ 주장을 펴는 데 대해 “어불성설”이라며 “우리를 매도하는데 일본이 그럴 자격이 있나”라고 했다. 이어 안보실장 시절 일본을 극비 방문한 일화를 소개하며 “여러 차례 현실적 대안을 갖고 갔는데 그때마다 일본은 ‘못 받겠다’고 하더라. 자기 주장만 하면 협상을 깨자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반응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며 “국제 여론이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

정 장관은 전날 “미측과 진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힌 ‘한·미 코로나 백신 스와프’와 관련, “작년에 우리가 보여준 연대 정신에 입각해 현재 우리가 겪는 백신의 어려움을 (미국이) 도와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언급한 ‘연대 정신’이란 코로나 유행 초기 우리 정부가 코로나 진단 키트와 마스크를 지원한 것을 가리킨다.

‘진단 키트, 마스크는 백신과의 등가 교환 대상이 아니다’라는 지적에 정 장관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과 협력할 분야는 백신뿐이 아니다”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참여, 전기차용 배터리 협력 등을 예로 들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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