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캐나다엔 백신 보낸 바이든 "다른나라 줄 만큼 충분치 않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국민 연설 "취임 92일째인 오늘 2억 도스 접종"

백신 해외 공유에는 "지금 충분히 갖고 있지 않아"

캐나다에 백신 일부 제공…3차 접종 필요성 제기

중앙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대국민 연설에서 "취임 92일째에 코로나19 백신 2억 도스를 접종했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이 남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캐나다와 중앙아메리카 국가들과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캐나다에는 이미 백신 일부를 제공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 백신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잉여 백신의 해외 공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그것을 하려는 과정에 있으며, 이미 일부는 진행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30분간 통화했다고 소개하면서 "우리는 그곳을 조금 도와줬는데, 좀 더 도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아메리카를 포함해 우리가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하는 다른 나라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북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남쪽으로 연결되는 과테말라·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를 콕 찍어 백신 제공 의사를 밝힌 것이다. 중남미에서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 행렬을 막을 '외교 카드'로 백신을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쥐스탱 총리에 대해 "자기 나라를 돌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fellow)"라며 애정을 표시했다. 두 나라 정상은 23~24일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의제로 통화했다. 미국과 정책을 조율하는 나라들의 백신 협력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에게 접종이 우선돼야 하고, 다 맞고 남을 정도가 되면 공유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앞으로는 인접 국가 등에 백신을 제공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백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세계 각국에 약간의 도움이 되고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서도 "당장은 다른 나라에 보내도 된다고 확신할 만큼 (백신이) 충분하지 않지만, 앞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지난달 중순 미국이 사용하지 않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방출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를 700만 도스 보유하고 있다. 그중 250만 도스를 멕시코에, 150만 도스는 캐나다에 빌려주는 계획을 확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오늘 나의 취임 92일째에 2억 도스를 접종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취임 100일 안에 백신 1억 도스 접종을 목표로 제시했다가 58일 만에 달성하자 2억 도스로 상향 조정했다. 그마저도 예정일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긴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바이든 행정부 들어 백신 1억9840만 도스를 접종했다. 하루 평균 400만 도스가량 접종하기 때문에 이날 중 2억 도스를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기 취임했을 때 속도였다면 2억 도스 접종에 거의 7개월 반인 220일 이상이 걸렸을 것"이라면서 "그랬다면 4월이 아닌 9월 초에 2억 도스 접종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찬했다.

미국 정부는 백신 6억 도스 이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현재 2회 접종하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3회차 접종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비축하고 있다. 세 번째 주사인 '부스터 샷'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주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2회 접종 후 12개월 내로 세 번째 주사가 필요할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은 공동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외즐렘 튀레지 최고의학책임자(CMO)도 3차 접종 가능성을 제기했다.

집단면역에 이르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고민은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어떻게 접종소로 끌어낼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바이든은 이날 담화에서 기업이 직원에게 백신 접종을 위한 유급 휴가를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접종 후 몸이 약간 안 좋아졌다는 이유로 휴가를 낼 수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면서 "일하는 미국인은 백신 접종이라는 애국적 의무를 다하기로 선택했다는 이유로 봉급을 단 1달러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