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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바이든 "우리 쓸 것도 충분치 않아"…'백신 스와프' 영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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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발생·'부스터샷' 검토 등으로 신중 모드

국무부 "美접종 초점"…협상 카드 반도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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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정한 기자 =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 스와프란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통화 스와프와 같이, 백신 물량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국가로부터 백신을 빌려온 뒤 나중에 이를 갚는 방식을 뜻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문제와 관련해 자국 우선 공급 원칙을 언급했다. 이는 해외 백신 공급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데다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됐다. 미국은 백신 접종 후 면역 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인 일명 '부스터샷'도 검토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자신의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내 미국 내 백신 접종이 2억회를 기록한 데에 자축하는 회견을 했다.

이날로 취임 92일째를 맞은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취임 후 100일 내 1억회의 접종을 실시하겠다고 목표를 세웠고 이를 58일 만에 해냈다. 우리 놀라운 직원들 덕분"이라며 "이후 2억회의 접종을 하겠다는 두 번째 목표를 세웠고 이번에 그것을 달성했다. 미국인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을 해외로 공유하는 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그것을 약간 해냈다"며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백신 중 일부를 두고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백신이 안전하게 보내지도록 할 것이고 세계 각국에 도움이 되고 가치가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앞서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420만회분을 캐나다와 멕시코에 지원해주기로 결정했었다. 이 백신은 미국 내 사용 승인은 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해외로의 백신 추가 공급에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금 백신을 해외로 보내줄 것을 확신할 만큼 충분히 갖고 있지는 않다"며 "그래도 향후에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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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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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과의 백신 스와프'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저는 한국이나 다른 나라와의 비공개 외교 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는 한편 백신의 자국 우선 공급 원칙을 단호히 강조했다.

그는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언급하는 동시에 "미국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집단적 이익을 위해 여기서 바이러스를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것(자국 백신 접종)이 우리의 초점"이라고 언급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미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백신협력프로그램 코백스(COVAX)에 기여했다고도 말했다. 코백스는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모든 국가에 충분하고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백신 공급기구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미국을 상대로 한 백신 스와프 협상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5월 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전까지 백신 스와프를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가운데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까지 (미국과의 백신 협력에 관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하지만 다음날(2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미국 측이) 국내 사정이 아직 매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그럼에도 미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임을 강조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백신(수급)의 어려움을 (미국이) 도와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협상 카드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 등이 거론되는 데에는 미국의 관심은 인정하면서도 "이런 협력은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미국 측과의 협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백신 교환의 등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결국 반도체와 같이 미국이 관심 있어하는 주제를 놓고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내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와 관련 "백악관에 맡기겠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3월 취임 후 첫 순방으로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 점을 언급하면서 "그것은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에서 우리 동맹국들과의 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했던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협력을) 구축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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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마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2021.4.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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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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