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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車사고 경상환자, '진단서 제출 의무화'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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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합리적인 치료관행 정립을 위한 자동차 보험 공청회

3주 이상 치료에 진단서 제출 의무화

대인1 한도 초과 진료비, 과실만큼 자차담보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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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교통사고 경상환자가 3주 이상 치료를 받으려면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책임보험 범위를 넘어서는 경상환자 치료비 부담에 과실을 반영하는 내용도 검토된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서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보험연구원 주최로 열린 '합리적인 치료관행 정립을 위한 자동차보험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진료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경상환자는 상해등급 12~14급 환자를 말한다. 경상환자에게 지급된 진료비는 2014년 3455억원에서 2020년 1조원 내외로 급증했다. 경상환자의 1인당 진료비 역시 2014년 33만원에서 2019년 65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금융위원회는 과잉진료 규모를 54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3주 이상 경상환자 진단서 제출 의무화

전 선임연구위원은 경상환자 진료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3주 이상 진료를 원하는 경상환자의 진단서 제출 의무화를 제안했다. 경상환자 중 3주 이상 진료를 받는 경우는 5% 내외로 추산된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경상환자의 경우 상해 입증이나 회복 여부 확인 없이 주관적 통증 호소만으로 제한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며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면 일부 경상환자들의 과잉진료 유인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된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다. 영국은 합의과정에서 진단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진단서가 없으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경미상해를 의학적으로 입증해야 보험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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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배상1 한도 넘으면 과실비율대로 진료비 상계처리

책임보험인 대인배상1 한도를 넘어서는 경상환자 진료비는 과실비율대로 상계처리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대인배상1 보험금 한도를 넘어서는 경상환자 진료비를 임의보험인 대인배상2에서 과실상계하고, 과실상계로 부족한 진료비는 자기신체사고 담보에서 부담하자는 것이다. 상해등급 12~14급 경상의 대인배상1 한도는 50만~120만원이다. 경상환자 70%의 평균 진료비는 대인배상1 보험금 한도 미만이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하면 배상금액 감소, 자기부담 증가로 전체 계약자의 부담은 줄이고 사고 당사자의 부담을 높여 선량한 계약자 보호 효과가 있다"며 "신속한 치료권 보장을 위해 '선 보상' 후 본인과실 부분은 본인 보험회사가 '후 환수'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선량한 경상환자에게는 충분한 진료를 보장하는 한편, 진료관행 개선을 통해 일부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를 억제해 보험료 조정 압력 둔화, 진단서 의무화를 통해 객관적 근거 기준 보상 관행이 확립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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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하반기 중 시행될 것으로 전망

앞서 자동차보험료 인상 억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고조하면서 금융위원회는 경상환자 진료비 억제대책 마련 방침을 밝혔다. 보험연구원은 금융위와 논의를 거쳐 이번 개선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이날 공청회 등으로 수렴한 각계 의견을 검토해 경상환자 보상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장기 치료에 필요한 진단서 의무화는 국토교통부 고시를 개정해야 하며, 대인1 초과 진료비의 과실 반영은 표준약관 개정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이르면 하반기 중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경상환자 과잉진료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으로 경상환자 과잉진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과거에는 차량과 보행인의 사고로 인한 중상해 환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차량과 차량의 경미한 충돌 사고로 인한 경상환자가 대부분"이라며 "일부 경상환자들의 과잉진료로 인한 선량한 운전자의 비용분담을 줄이기 위해서 경상환자에 대한 합리적인 치료비 보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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