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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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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바이든·시진핑 두고 '탈석탄' 선언…"석탄발전 지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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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미국이 주최한 화상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기후목표 증진’ 주제의 1세션에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후대응 행동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첫 화상 대면회의를 가졌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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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세계 기후정상회의 제1세션 연설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 출범 후 국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허가를 전면 중단하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조기 폐지했다”는 기존의 성과를 강조하며 “대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탈(脫)원전’에 이은 문 대통령의 ‘탈(脫)석탄’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기후정상회의에는 2009년 미국이 주도해 발족한 ‘에너지 및 기후에 관한 주요 경제국 포럼(MEF)’ 17개 회원국과 23개 초청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한국은 MEF 회원국이다. 비록 화상으로 열린 회의였지만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로 얼굴을 맞대는 첫 기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초청했는데, 미ㆍ중, 미ㆍ러 정상이 마주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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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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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탈석탄 정책'을 강조한 걸 두고는 "원래부터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특히 '신규 해외 석탄발전소에 대한 지원을 당장 중단한다'는 선언은 미국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최빈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석탄금융을 없애야한다"고 강조하며 한국에도 동참을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탈 석탄'과 관련해 “석탄화력발전의 의존도가 큰 개발도상국들의 어려움이 감안되어야 한다. 적절한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국내적으로도 관련 산업과 기업, 일자리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현재 국내 석탄발전 수출사업에는 약 500여개의 기업이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용 규모만 2만10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석탄발전 프로젝트는 90% 이상이 공적 금융지원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 중단은 관련 업체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탄소중립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석탄발전 투자 중단이 국제사회의 흐름이 되고 있다”며 “G20ㆍOECD 회원국 중 11개국이 석탄발전 공적 금융지원 중단 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OECD 국가 중 해외 석탄사업을 지원하는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세계적 탈석탄 기조 때문에 한국 정부만 이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석탄발전이 없어질 경우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등 대체 발전으로 전환해 관련 일자리나 산업 생태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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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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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이밖에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하겠다. ‘2050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를 담아 NDC를 추가 상향한다”고 약속했다. 한국은 지난해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24.4% 줄인다"는 목표치를 제출했는데 이를 상향하겠다는 뜻이다. 유럽연합과 영국은 감축목표를 90년대를 기준으로 각각 55%와 68%까지 상향조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5월 서울에서 제2차 P4G정상회의가 열린다”며 “인류의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는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환경 분야 다자정상회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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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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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원단으로 제작한 넥타이와 폐유리로 만든 P4G 공식 핀을 착용하고 회의에 참석했다. 화상 회의장이 마련된 청와대 상춘재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T-OLED)를 설치해 한옥의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했다. LG와 SK의 전기 배터리, 삼성의 차량용 배터리 모형을 배치한 것도 눈에 띄었다.

강태화ㆍ김남준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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