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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가상자산 투매 양상...은성수 경고장에 ‘김치 프리미엄’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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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때 5900만원...최근 2000만원↓

해외거래소 4% 하락...국내거래소 12% ‘뚝’

‘시즌2 종료’ ‘박상기의 재림’...투자자들 허탈

가상자산 소득 과세에 정부내 논란 커질듯

헤럴드경제

정부 부처 관계자의 잇따른 가상자산 규제 발언으로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자 곳곳에서 투매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또한 급격히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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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기준 1비트코인당 6000만원대에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한때 비트코인 가격은 6000만원대가 붕괴되어 5900만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하루 만에 12%가량 급락한 가격대로 지난 14일 8200만원을 넘겼다가 일주일 새 2000만원 이상 폭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4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역시 1조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같은시각 머스크픽으로 급등했던 도지코인도 하루 전보다 21% 이상 떨어져 3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가격이 12% 안팎의 하락세를 보인 반면, 해외 거래소는 4% 안팎의 가격 하락을 보이고 있어 한국의 하락세가 더욱 가파른 상황이다. 이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투자 광풍 속에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거래됐던 현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지난 7일 약 22%를 돌파하며 폭발적으로 상승했던 ‘김치프리미엄’은 이날 오전 약 3%대로 하락했다가 5%대로 복귀했다. 이날 같은 시간대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51718.50달러(약 5787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김치프리미엄’의 하락은 하락장의 전조로 여겨지고 있다.

유독 한국 가상자산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데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은 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오는 9월 가상화폐 거래소가 대거 폐쇄될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내뱉었다. 업계에서는 이미 시중 은행에서 실명가상 계좌를 제공받고 있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곳의 거래소가 신청했을거라 예상하고 있었으나 은 금융위원장이 “등록한 업체가 없다”는 언급까지 하자 대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은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박상기의 재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에는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은 ‘가상자산 거래소 폐쇄’를 거론했고, 이 발언 직후 글로벌 가상자산 가격이 삼분의일 토막 수준으로 폭락한 바 있다.

가상자산의 하락세가 투매 양상으로까지 번지자 투자자들의 공포심 또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 박모씨는 “5만 달러가 깨지면 이제 패닉셀이 올 것 같다”며 “어제 팔았어도 2000만원 손해였는데 오늘은 그새 3000만원을 잃게 생겼다”며 두려워했다. 다른 가상자산 투자자 이모씨는 “비트코인 1억 간다는 말에 믿고 투자했는데 계단식 하락하는 것을 보니 하락장이 온것 같다”며 “이러다 김치프리미엄이 아니라 역프리미엄(해외보다 한국 가상자산 가격이 낮은현상) 시장이 오게 생겼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의 거품 붕괴가 본격화하자 정부의 어정쩡한 입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도 함께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내년부터 이뤄질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한 세금 부과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 내에서도 가상자산을 두고 시각차가 존재해 논란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경우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보고 과세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적 있는데 이는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이라던 은 금융위원장의 발언과 결이 다르다. 통화정책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자산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제약이 아주 많다”며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팩트(사실)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한 바 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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