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 남부지방법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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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술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검사와 검사 출신 변호사의 첫 재판에서 접대 참석 인원과 술값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박예지 판사)은 27일 오후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나모 검사, 검찰 출신 변호사 이모씨, 김 전 회장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법률대리인들만 법정에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접대 참석인원과 술값 계산법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공방이 벌어졌다. 이 변호사 측은 총 7명이 참석했기에 접대비용이 100만원을 넘기지 않아 청탁금지법 위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검찰 측이 주장한 5명 외에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등 2명이 참석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 변호사 측은 검찰이 술값을 계산한 정확한 방식이 무엇인지 설명을 요구했다. 이 변호사 측 변호인은 "(접대비가) 어떤 방식으로 계산됐는지, 실체에 부합하는지 밝혀달라"고 했다.

나 검사 측은 당시 김 전 회장이 지불한 술값이 정확히 얼마인지 불명확하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편집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일부 자료만 증거로 제출했으며, 검찰이 제시한 술자리 값이 김 전 회장이 지불한 다른 방의 술자리 값도 포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다른 방에 있는 술값이 그 영수증에는 없다"면서 "영수증 자체는 각자 따로 돼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술값 계산 방식 등을 서면으로 변호인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나 검사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나 검사가 이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러워한다"면서 "향후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나 검사는 지난해 7월18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로부터 536만원 상당의 술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가 공모했으며, 김 전 회장은 술자리 비용을 결제하고 검찰 출신인 이 변호사는 검사를 소개해준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술접대 현장에는 나 검사 이외에도 검사 2명이 있었지만 검찰은 나 검사만 기소했다. 현행법에 따라 1회에 100만원 이상을 수수하면 대가성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 대상이지만, 나머지 2명이 술자리 도중 귀가해 그 금액이 96만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라임 사태' 수사로 논란이 된 뇌물죄 혐의는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적용하지 않으면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자금줄로 알려진 인물로, 횡령·정치권 로비 등에 적극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건 역시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접대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실제로 나 검사는 술접대 6개월 뒤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

법무부는 해당 검사 3명에 대한 감찰 결과, 비위 혐의를 확정하고 직무배제 등의 징계를 검토 중이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이날 관련 브리핑을 열고 "여러 논란이나 의구심을 잠재우고 깨끗하게 사실관계를 정리해 (징계를) 처리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며 "직무집행 공정성, 청렴성과 관련됐다면 당사자가 아무리 아니라 해도 당분간 직무배제하는 게 조직, 국가, 본인을 위해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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