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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송영길 "靑 참모, 교수가 학생 가르치듯" 말문 터진 재선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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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곤 "조국·박원순, 내로남불 문제 지도부가 평가해야"

당 노선·장관 후보자들 지적 쏟아져…송영길 '경청'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재선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1.5.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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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11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재선 의원들의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조국·박원순 전 서울시장 문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과 관련해 의견들이 쏟아졌다.

송영길 대표도 재선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한 뒤, 마무리 발언에서 "교수가 학생 가르치듯이 청와대 참모가 여당 의원들에 대해 강연하는 게 보기 좋지 않을 수 있다"면서 당청 관계를 재설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 재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당대표-재선의원 간담회에서 임혜숙·노형욱·박준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문제와 법사위원장 등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문제 Δ야당에 법사위원장 및 7개 상임위를 주는지 여부 Δ부동산 등 민생 문제 Δ대통령선거 경선 연기론 Δ당의 진로와 방향 등 다양한 논의들이 나왔다.

김병욱 의원은 논문 표절, 외유성 출장 의혹 등이 제기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 중인 상임위 여당 의원들은 후보자들에게 큰 결격사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의 반대와 민심 등을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김 의원은 종합부동산세 상향 필요성도 다시금 강조했다. 김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는데, 종부세 납부 기준을 현행 공시지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고 1주택 장기거주자의 세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다.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재산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세율 인하 특례를 받는 대상도 확대했다.

문자폭탄 논란 등에 대해 소신을 밝혀온 조응천 의원은 당의 민주주의에 관해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민주당에 '민주'가 없었다면서 당의 노선 수정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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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일 오전 간담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송영길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1.5.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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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내로남불·위선' 논란을 지도부 차원에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위성곤 의원은 "재보선에서 패배 원인으로 평가되는 내로남불, 위선에 대해 들여다보고 구체적으로 당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조국 문제든, 박원순 문제든, 지도부에서 들여다보고 평가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보궐 선거의 패인을 반성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차기 대선에서도 패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다.

유동수 의원은 민주당이 전문성을 발휘해 부동산 등 정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한다고 제안했다. 유동수 의원은 "부동산 문제는 국토부, 금융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여러 부처에 걸친 이슈다. 순환보직을 하는 부처 공무원들이 이를 꿰뚫어 보는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 같은 맥락에서 청와대에도 그런 사람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3선, 4선 의원도 있고, 한 상임위를 오래 한 의원들도 있고, 이론적으로 그런 문제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건 국회밖에 없다"면서 "집권여당이 이런 역할을 충분히 해야지 유능한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하며 느낀 바를 말했다"고 설명했다.

강훈식 의원은 민주당 위기론을 심각하게 제기했다. 강 의원은 "지역구가 약 250개가 있는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만 듣지 말고, SNS로만 듣지 말고, 권리당원과 시민들 목소리를 직접 듣자"며 "생으로 이야기를 들어 민심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민심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런 의원들의 주장을 경청한 뒤 마무리 발언에서 당청관계 재편 의지를 강조했다. 송 대표는 "청와대 참모들이 여당 의원들에게 워크숍, 강연을 하면서 학생들 가르치듯이 하는 게 보기좋지 않을 수 있다"며 "의원들 중에 전문가들이 많은데, 그런 식으로 강연하면 그 의견(청와대 참모 의견)이 맞는 것처럼 전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18년 8월31일 민주당이 정기국회를 대비해 진행한 워크숍에서 강연을 통해 최근 고용·경기 지표들을 언급하면서 "'소득주도성장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지난 4일 초선 의원 간담회에 이어 재선 의원들의 의견도 청취한 만큼, 당내 여론을 종합해 당의 정책 방향 재정립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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