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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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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표적수사"…檢 "우리가 정신병자냐, 尹이라도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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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소 위기에 놓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평소 출근 경로인 지하주차장이 아닌 정문 현관을 통해 청사 안으로 들어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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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10일 8대 4라는 압도적 표차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수사를 더 할 필요 없이 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자신을 향한 ‘표적 수사’라고 주장해온 이 지검장을 향해 수사팀장이 ‘공정성’을 이유로 반박하면서 심의위원들을 설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회의에서 수사팀장인 이정섭 수원지검 부장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그 자리에 있었어도 똑같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 수사가 윤 전 총장 시절 시작됐다며 ‘윤석열의 이성윤을 향한 표적 수사’라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 고위 간부가 관여된 사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조직체계 최상위 선배를 대상으로 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검찰)가 정신병자도 아니고, 검찰 2인자인 이 지검장에 대해 불이익을 감수하고 없는 죄를 만들어 수사할 이유가 없다”며 “수사대상자의 지위에 따라 수사결과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부장검사는 또 ‘그럼 김학의 전 차관을 출국하게 놔뒀어야 했느냐’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도 “김 전 차관은 가혹한 수사를 받았고 옹호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을 구속기소한 사건 담당 검사였고, 그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을 때까지 재판을 모두 챙겼다. 그러면서 “대검찰청에서 내가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믿고 배당한 것으로 알기에 위법한 법 집행에 관대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지검장이 그동안 “수사외압이 아닌 정당한 수사지휘였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 부장검사는 “수사지휘의 탈을 쓴 수사무마”라고 지적했다. 의견 진술이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증거가 있느냐’는 심의위원들의 질문에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메신저로 오간 각종 쪽지와 각종 보고서가 남아있다”고 답했다. 이 지검장이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있으면서 안양지청 수사했던 보고서 등을 공유한 기록 등이 전산에 남아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지검장 측은 이 지검장이 수사 중인 안양지청에 전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통화가 외압을 행사할 만큼 실효적인 통화는 아니었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이 지검장이 신청한 수심위마저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를 권고하면서 수원지검 수사팀으로서는 ‘과도한 수사’ ‘표적 수사’라는 지적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게 됐다. 대검도 기소 의견을 수용하면서 12일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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