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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메타버스 대표주자 게임업체 로블록스…적자에도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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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40% 증가, 시장 전망 웃돌아

코로나 확산 덕 누렸다는 우려 불식

가상과 현실이 섞인 ‘메타버스 시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미국 게임업체 로블록스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지난 3월 직상장 방식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한 후 첫 ‘성적표’다. 여전히 적자 상태지만 시장은 “잠깐 인기가 아니라 대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호의적인 반응이다.

10일(현지시간) 로블록스는 1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매출 3억8700만 달러(약 4309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늘었다. 하루 활성 사용자 수(DAU)도 지난해 동기 대비 79% 증가한 4210만 명이었다. 이들이 지난 3월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소비한 시간은 97억 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8% 늘어났다.

중앙일보

로블록스 매출 및 이용자 수. 추이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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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시장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로블록스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종가 대비 6.1% 오른 67.89달러를 기록했다. DAU가 예상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집콕’을 넘어선 경제 활동이 활발해져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미국의 경제매체 CNBC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로블록스가 반사이익을 누렸던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역시 “로블록스가 공개한 DAU나 이용시간 같은 수치는 꽤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순손실이 1억3420만 달러(약 1500억원)를 기록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2억5700만 달러(약 2900억원)의 적자를 낸 뒤 올해 1분기에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외려 지난해 같은 기간 마이너스 7440만 달러(약 830억원)보다 82%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상장 과정에서 자문·법률 등의 비용으로 5190만 달러(약 580억원)를 쓴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짚었다. 게다가 로블록스는 지난해 인프라 구축에 2억6420만 달러(약 3000억원), 연구개발에 2억140만 달러(약 2300억원)를 투입했다.

로블록스는 북미권 10대를 중심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플랫폼 제공자가 게임을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설계하고 또 다른 사용자가 이렇게 만든 게임을 즐기는 다중구조로 이뤄져 있다. 현재 4000만 개 이상의 게임이 로블록스에 올라와 있다.

정보기술(IT) 인프라도 탄탄하다. 모든 서비스를 자체 클라우드를 통해 지원하는데, 하나의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게임을 클라우드를 통해 다른 플랫폼에서도 즐길 수 있다. 게임 이용자는 모바일·데스크톱·콘솔 등에서 자유롭게 로블록스를 즐길 수 있다. 김중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로블록스는 단순한 게임업체가 아닌 테크기업”이라며 “클라우드 업체 수준의 고도화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출의 핵심지표인 가상화폐 ‘로벅스(Robux)’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보다 긍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로벅스는 로블록스 내에서 쓰이는 가상화폐로 게임 아이템과 게임 입장권 구매 등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는 수단이다. 개발자에 대한 보상도 로벅스로 이뤄진다. 로벅스의 지난 1분기 결제액(Bookings)은 6억5230만 달러(약 7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1% 증가했다. 자체 예상치인 5억7500만 달러를 훌쩍 웃돈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로벅스의 존재는 로블록스가 게임 플랫폼으로 계속 성장하는 핵심 경쟁력인 ‘개발자 생태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일반 게임업체와 달리 로블록스의 매출은 장기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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