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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인 배트 논란, 왜 하필 또 ‘오재원’인가 [MK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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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36)이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비공인 배트다.

오재원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 1사 후 첫 타석 우전안타에 이어 5회 중전안타를 때려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이 심판진에 오재원이 사용한 방망이가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인 배트가 맞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배병두 주심을 비롯한 심판진은 방망이를 직접 확인한 결과 오재원이 비공인 배트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매일경제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이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비공인 배트다. 사진=김영구 기자


두산 측은 “해당 배트는 지난 시즌까지 KBO가 공인했던 배트고, 방망이에 (2020년) KBO 마크가 찍혀있다”며 “올해는 해당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KBO리그 선수가 없어서 롤링스 제품이 공인받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두산은 상황을 KBO에 보고했다.

오재원은 세 번째 타석부터 팀 동료 양석환의 공인 배트를 빌려 타석에 들어섰다. 1-1로 맞선 6회말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결승타였다. 두산이 3-2로 승리했다.

이겨도 찜찜하다. 비공인 배트 때문이다. 오재원이 결승타를 때린 순간 사용한 배트는 문제가 없다. 다만 이전 타석에서 비공인 배트를 사용한 건 문제가 된다. 비공인 배트라고 해서 부정배트가 되는 건 아니다. 부정배트는 압축배트와 같이 방망이에 어떤 장난(?)을 친 것과 같다.

비공인 배트는 KBO 인증을 받지 않은 것이다. 두산과 오재원도 이를 강조했다. 지난해까지는 공인 배트였다는 것이고, 지난해 제작돼 2020년에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는 규정위반이고, 제재 대상이다. 2021 KBO 규약 ‘KBO 배트 공인 규정 제5조 4항’에는 선수가 공인 인(印)이 없는 배트를 경기 중에 사용했을 경우 총재는 제재금 또는 출장정지를 내릴 수 있다고 돼 있다. KBO도 비공인 배트를 사용한 경위를 확인해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경기 후 오재원도 3안타를 쳤지만 표정은 밝을 수 없었다. “제 불찰이다. 배트를 바꾸겠다. 룰은 지켜야 한다”고 바짝 엎드리면서도 “마지막까지 부러지지 않은 배트 한 자루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어쨌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왜 오재원이 논란의 중심이냐는 것이다. 오재원의 중심이 된 논란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에도 오재원은 두 차례나 이슈를 만든 적이 있다. 지난해 5월 26일 잠실 SK와이번스전 2회말 1사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상대 선발 박종훈이 투구에 들어가자 갑자기 방망이를 아래로 내렸다. 타격 의사가 없음을 나타내는 자세다. 공은 이미 박종훈의 손을 떠났고 주심은 볼을 선언했다. 오재원이 스윙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를 미국 야구 분석가 롭 프리드먼이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의문을 표했다. 프리드먼은 “그(오재원)가 공을 치려고 하는 행동으로 보이는가”라고 했다. 그러자 해외 팬들 사이에서는 오재원의 행동이 스윙인지 아닌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그러자 오재원은 “차라리 욕을 먹는 게 낫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6월 21일 잠실 LG트윈스전에서는 대타로 기용됐지만, 2분여가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아 경기를 중단케 했다. 당시 LG마운드에 있던 이민호는 어깨가 식을까 계속 연습구를 던졌다. 해명은 황당했다. 오재원이 화장실에 있었다는 것이다. 두산 벤치의 소통 문제인지 몰라도, 이는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으로 비췄다. 오재원도 오해(?)를 풀기 위해 경기 후 LG 더그아웃을 향해 모자를 벗고 사과했지만, LG 선수들은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과거 오재원은 상대의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수비를 할 때는 주루를 방해하는 듯한 동작, 타격 후 부러진 배트를 들고 살벌하게 1루 방향으로 뛰는 등 헤아릴 수 없다. 상대를 자극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이는 국제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오재원의 승부욕을 보여주는 장면일 수 있다. 그러나 유독 비매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수가 오재원이다. 타구단 선수들도 오재원에 대한 감정(?)이 생길 수 있는 과한 행동들이 많았다. 이런 게 쌓이고 쌓였다. 동업자 정신을 망각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비공인 배트 사태도 프로 선수로서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 됐다. 더구나 오재원은 두산 선수단의 맏형이자, 주장이다. 오재원도 자신에 대한 논란을 잘 알 것이다. 오재원은 정말 자신이 들고 나온 배트가 비공인인지 몰랐을까?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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