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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日코로나 전문가 올림픽 우려 표명 취소…'입 막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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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등 제언 추진하자 '정부가 싫어한다' 메시지 전달

스가 백신에 '올인'…매일 점검하며 "왜 예약 덜 찼냐" 불만 표시

'1주일 이내 음성 증명서' 조건으로 경기장 입장 추진

연합뉴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10개 광역자치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효 중인 가운데 30일 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으로 사용될 일본 국립경기장 인근에 설치된 오륜 조형물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해 일본 정부에 조언하는 전문가들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에 관한 우려 의견을 발표하려다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를 취소하거나 개최하려면 관객 없이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의 압박에 정식 논의도 하지 못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의료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코로나19 대책 분과회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와중에 올림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정식 논의를 하지 못하고 준비 움직임이 중단됐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분과회 내부에서 올림픽 개최에 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감염 상황을 4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올림픽에 관해 제언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전문가들이 단계별 대응을 거론하는 것을 정부가 싫어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무산됐다.

연합뉴스

(오사카 교도=연합뉴스) 7일 오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일본 오사카(大阪)시 도심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중계되고 있다.



분과회 사무국은 일본 총리와 내각을 보좌·지원하는 정부 기관인 내각관방(內閣官房)이 맡고 있다.

회의는 사전에 주요 구성원이 안건을 논의하고 오미 시게루(尾身茂) 분과회 회장이 정부와 내용을 면밀하게 조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의견 표명이 자유롭지 않은 구조로 보인다.

분과회의 한 구성원은 일본 정부가 양해하지 않으면 "분과회를 열 수 없다"고 실태를 지적했다.

분과회가 올림픽에 관해 제언하려고 했던 내용은 일본 정부의 계획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입막음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감염 확산이 두 번째로 심각한 3단계인 경우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무관중 개최 등으로 대회 규모를 매우 축소하지 않으면 다시 감염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연합뉴스

(후쿠오카 교도=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일본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北九州)시에서 고령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감염이 가장 심각한 4단계 상황에 관해서는 올림픽 취소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개최하면 의료 압박이 더욱 심각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할 계획이었다.

통상 긴급사태가 발효된 상황이면 4단계, 긴급사태보다 수위가 낮은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가 시행 중이면 3단계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분과회는 긴급사태 발효 중에는 올림픽을 개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우회적으로 표명하거나 이보다 약간 개선한 3단계 상황이라도 개최하려면 무관중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메시지를 던지려다 스가 정권을 의식해 멈칫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분과회 구성원인 다테다 가즈히로(館田一博) 도호(東邦)대 교수는 "도쿄에 긴급사태 선언이 나온 상황에서 올림픽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하면 안 된다는 것이 모두의 컨센서스(다수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스가 총리가 올림픽 때 경기장에 관중을 수용하는 방안에 의욕을 보인 것이 전문가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와 관련해 주목된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와중에 관람객 입장 '실험'
(요코하마 교도=연합뉴스) 작년 11월 1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 소재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야구팬들이 요코하마 디엔에이(DeNA) 베이스타스와 한신(阪神) 타이거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정원의 약 86%가 입장했다. 관람객 입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일종의 '실험'으로 실시됐다.



스가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중에도 야구나 축구 관람객을 입장시킨 경험 등을 거론하며 도쿄올림픽 때 관중을 수용하는 구상에 의욕을 보였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 정부가 유전자 증폭(PCR) 검사 등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1주일 이내의 증명서를 받은 관람객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때 경기장에 입장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최근 긴급사태 연장을 결정한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접속 속도를 높여서 확진자 수를 줄인 뒤 관람객 입장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는 매일 백신 접종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자위대가 운영하는 도쿄의 대규모 접종센터 예약이 다 차지 않았으면 "왜 채워지지 않았느냐"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얘기가 전해진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31일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도쿄 AP=연합뉴스) 일본 각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효 중인 17일 도쿄에서 올림픽에 반대하는 시민이 '도쿄 올림픽을 취소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 TV도쿄가 28∼30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40%는 올림픽 취소도 어쩔 수 없다고 반응했고 22%는 재연기도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등 응답자의 62%가 취소나 재연기를 택했다.

반면 관람객 제한 없이 실시하자는 의견(17%)이나 관람객 수를 제한해 실시하자는 의견(16%) 등 예정대로 올해 여름에 대회를 개최하자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다만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도쿄도(東京都)의 유권자를 상대로 같은 기간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올림픽을 취소하자는 의견이 48%, 개최하자는 의견이 49%로 팽팽하게 맞섰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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