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같은 ‘늦깎이’ 엄마가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까지 덮치며 저출산 현상은 더 심해졌지만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율만은 역주행 중이다.
지난 3월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기저귀 등 육아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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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35~39세 여성 인구 1000명당 45.5명(출산율)을 낳았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0.1명 늘었다. 2016년 48.7명까지 꾸준히 올랐다가 내리막길을 걸었던 35~39세 출산율은 올해 들어 다시 반등했다. 코로나19 위기에 결혼도 출산도 꺼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들 연령대는 아이를 더 낳았다.
40세 이상도 마찬가지다. 올 1분기 40세 이상 출산율은 3.7명으로 199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0.2명 증가했다. 40세 이상 출산율은 해마다 쉬지 않고 상승하는 중이다.
연령대별 출산율 통계가 처음 나온 93년만 해도 35~39세 출산율은 13.5명으로 지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40~45세(출산율 2.0명)나 45세 이상(0.2명) 여성의 출산도 인구 1000명당 한둘에 그칠 만큼 드문 일이었다. 2000년대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35세 이상 산모의 출산율이 늘기 시작하더니 2010년대 들어 상승 속도가 더 빨라졌다. 결혼을 늦게 하는 풍조가 자리 잡으면서 고령 출산도 덩달아 증가했다. 난임 시술 관련 의학이 발전한 영향도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도 추락하는 전체 출산율을 되돌릴 정도는 아니었다. ‘주력’ 연령대인 25세부터 35세 사이 출산율이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25~29세 여성의 출산율은 31.1명으로 1년 사이 2.7명 줄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아이를 낳고 있는 30~34세 출산율도 전년 대비 2.5명 하락하며 83.3명으로 내려앉았다. 20대 여성 5명당 1명꼴로 아이를 낳던(1000명당 출산율 200명 안팎) 90년대 초 상황은 말 그대로 옛날 일이 됐다.
인구동향에 따르면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아이 수를 말하는 합계 출산율은 올 1분기 0.88명에 그쳤다. 1년 전과 견줘 0.03명 줄었다. 여성이 1명이 아이를 채 1명도 안 낳는 현실이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부와 신랑 평균 나이 모두 30세를 넘어가는 만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35세 이상 출산도 따라 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연령대는 이후 나이를 고려하면 둘째, 셋째 등 추가 출산이 20대, 30대 초반에 비해 어렵고 비중 면에서도 전체 출산율을 끌어올릴 정도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35세 이상 출산이 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부 완충 역할을 할 뿐이며, 20대에서 30대 중반 인구 자체가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에 저출산 문제는 더 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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