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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100% 김혜성 직격한 지시완, 수비력 논란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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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 저지율 50%로 리그 공동 1위

연합뉴스

지시완 호수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수비에서 저평가를 받았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지시완(27)이 실력으로 수비력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

지시완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3회를 지시완이 장악했다.

지시완은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키움 선발 안우진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이어진 3회말 수비에서는 리그 최고의 '대도(大盜)' 김혜성의 도루 시도를 저지했다.

김혜성은 1사에서 안타로 출루한 뒤 이정후 타석에서 2구째 슬라이더에 2루를 향해 내달렸다.

도루 성공률이 높은 변화구 타이밍을 잘 노렸지만 지시완의 송구가 기막혔다.

낮고 강하게 유격수 딕슨 마차도에게 향한 송구는 자연 태그로 이어졌다. 키움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 요청을 했지만, 판정은 그대로 아웃이었다.

올해 리그 도루 1위에 빛나는 김혜성이 도루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김혜성이 성공했다면, 21연속 도루 성공으로 지난해 김하성(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세운 기록과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시완의 완벽한 송구에 김혜성의 도루성공률 100%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는 선발 나균안의 6⅔이닝 무실점 역투와 포수 지시완의 공수에 걸친 활약을 앞세워 키움을 3-0으로 꺾고 6연패에서 탈출했다.

지시완은 2020년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논란에 휩싸였던 선수다.

팀의 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런트에서 장시환이라는 주축 선발을 한화 이글스에 내주고 데려온 선수지만 현장의 판단은 냉담했다.

전임 허문회 감독은 지시완의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의 쓰지 않았다. 지시완은 지난해 1군 3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절치부심한 지시완은 올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일취월장한 수비력을 뽐냈지만 결국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한 채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허 감독이 경질되고 새 사령탑으로 래리 서튼 퓨처스(2군)팀 감독이 선임하면서 지시완은 전환점을 맞았다.

2군에서 지시완을 오랫동안 지켜본 서튼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지시완을 중용했다.

연합뉴스

4월 14일 광주 KIA전에서 연장 10회말 삼자범퇴시킨 김원중·지시완 배터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시완은 실력으로 기대에 부응하며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타율 0.279에 2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1을 기록 중이다.

갑자기 1군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체력 저하로 타격 지표는 점차 하락하고 있지만 강한 어깨를 활용한 송구 능력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지시완은 올해 상대 팀의 도루를 7차례 저지하며 를 달리고 있다.

블로킹 등 수비에선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코 반쪽짜리 취급을 받을 수비력은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롯데는 지시완과 김준태가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쓰며 건강한 긴장 관계가 형성됐다.

김준태는 지난달 29일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9-10으로 뒤진 9회말 2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서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9-0으로 넉넉하게 앞서가다가 거짓말처럼 역전을 허용한 롯데는 김준태의 적시타로 '참사'를 면했다.

올해도 2군에 처박히는 듯했던 지시완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

포수 김준태와의 경쟁 구도를 통해 이를 자극제 삼아 두 선수 함께 성장한다면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롯데의 고민도 해결될 전망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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