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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네이버 직원이 주변 지인들과 나눈 메신저 대화가 오늘(7일) 공개됐습니다.
"배포하고 퇴근하려고 했는데 중대 버그 튀어나와서 바로 롤백하고 원인 파악돼서 지금 테스트 중이네요.", "오전에 장애 나서 처리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려 옆에 공원에 나갔는데, 또 장애 나서 심신이 망가짐 ㅋㅋ".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오늘 경기도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메신저 대화를 토대로 과도한 업무와 부당하고 무리한 업무 지시 등이 고인의 사망을 야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노조는 기자회견에 앞서 1분간 고인에 대해 묵념을 하면서 고인을 예우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주말과 늦은 저녁 등 시간과 관계없이 고강도의 업무를 했습니다.
올해 5월 서비스 신규 출시 전후에도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렸습니다.
고인은 지인들과 함께하는 단체 메신저 채팅방에서 "두 달짜리 업무가 매일 떨어지고 있어서 매니징(관리)하기 어렵다"라거나 "장애 터져서 3일 동안 죽을 뻔 했네요ㅠ" 등의 메시지로 업무 과다를 호소했습니다.
고인에게 업무가 몰린 까닭은 상급자(이하 임원 A)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팀원들의 잇따른 퇴사와 직원 미충원 등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처럼 연달아 퇴사하자 임원 A는 팀원, 고인과 함께 한 회의에서 "팀원이 이직하면 ○○님(고인)은 나한테 죽어요"라고 말했고, 고인은 동료에게 "인력 부족으로 충원해도 모자랄 판에 팀원들의 이탈을 부추겨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미나 네이버지회 사무장은 오늘 노조 자체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인은 팀원은 적고 업무는 많아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게 회사를 나가라는 건지 정말 일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원 A가 고인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 습관적으로 모욕적인 언행을 한 정황도 알려졌습니다.
한 사무장은 "임원 A는 동료에게 일주일 내로 이력서 100장을 받아오라고 한 뒤 이력서 2장을 가져오자 '농담 식으로 일을 한다'며 크게 화를 냈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동료의 배를 꼬집으며 '살을 빼지 않으면 밥을 사달라'는 모욕적인 언행을 하기도 했다"고 알렸습니다.
이 같은 폭언에도 불구하고 임원 A는 연봉 인상률이나 스톡옵션, 보직 해임 등 고인의 인사 전반을 결정하는 책임자로 고인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노조는 고인의 명예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상세한 내용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네이버에 고인의 사내 메신저 이력과 사내망 접속 이력, 출퇴근 기록, 고인과 임원 A 간 사내 메신저 기록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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