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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중국 여성, '귀하신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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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 성비 불균형ㆍ부동산 가격에 中 남성 지참금 천정부지

中민정부, "과도한 지참금 등 혼례 악습 다스릴 것" 공개 발표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민정부가 지난 18일 '14차5개년 경제계획(2021∼2025년, 14ㆍ5)' 기간 중 결혼 예물을 요구하는 등 혼례에 존재하는 악습을 중점 다스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전더 민정부 사회사무국 부국장은 '14ㆍ5 민정사업 발전 계획 특별 브리핑'을 통해 결혼과 화합, 가족 행복은 사회 안정이 초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결혼 예물 등 중국의 잘못된 결혼 풍습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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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 캡처


민정부는 앞서 허베이성과 내몽고, 랴오닝성, 지린성, 광둥성, 충칭시 등 전국 15개 지역을 '결혼 개혁 실험지구'로 지정한 바 있다. 낙후된 농촌지역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도시가 골고루 포함됐다.


중국 인터넷상에는 지역 및 도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5만 위안에서 많게는 30만 위안(한화 5300만원)까지 결혼 예물이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중국의 1인당 GDP가 1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또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와 집이 있어야 결혼할 자격이 주어진다는 말도 인터넷상에 널리 퍼져 있다.


엄청난 남자 측의 비용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다툼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실제 결혼 2개월 만에 파경을 맞은 한 남자가 여자와 그 가족에게 26만 위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 16만 위안을 돌려받았다는 내용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잘못된 지참금 문제가 혼인율 하락, 출생률 저하로 이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치솟은 부동산 가격도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기울어진 남성과 여성의 성비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는 105.07이다. 105.20을 기록한 10년 전에 비해 개선됐다고 하지만 '도긴개긴'이다.


지난해 중국 7차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14억1200만명. 이중 남성은 7억2300만명이며, 여성은 6억8800만명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남성 3500만명이 결혼할 수 없다. 대도시 남성은 집값이 없어서, 농촌 남성은 여성이 부족해서 혼인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 CCTV는 최근 중국의 1인 가구가 영국과 프랑스, 독일 3개국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은 2억400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역시 중국과 전반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중국 정부의 5년간 혼례 악습 개혁이 어떤 결과물을 얻을지 궁금하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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