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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中 스파이 '넘버2' 망명설···"우한 증거 들고 美 갔다"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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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원설, 정보수장 망명설로 번져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증거 갖고 미국행”

중국 당국 “베이징서 간첩 색출 중” 반박

미국선 "그러면 왜 사진 공개 않나" 또 의문

중앙일보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베이징 중국공산당역사전람관에서 국가 수뇌부 앞에서 입당선서문을 선창하고 있다. “당의 비밀을 지키고, 영원히 당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간 입당선서문을 선창하고 복창하는 육성을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가 중국 전역에 보도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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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기원설 공방이 ‘중국 스파이 넘버2’ 망명설로도 번졌다.

중국 정보당국의 넘버2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정보를 쥐고 망명했다는 소문이 미국에서 불거지자 중국 당국이 "그는 간첩 색출을 지휘 중"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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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재미(在美) 반중(反中) 인권운동가 한롄차오가 올린 트위터. 둥징웨이 중국 국가안전부 부부장의 사진과 그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물증을 가지고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함께 올렸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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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2 망명설'은 지난 16일 올라온 트위터로 이슈화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전직 중국 외교관 한롄차오(韓連潮)는 중국판 국정원 격인 국가안전부의 넘버2인 둥징웨이(董經緯·58) 부부장이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 사진을 올리고 “사실이라면 커다란 폭탄”이라고 주장했다.

문자 메시지에는 “둥징웨이가 지난해 4월 낙마한 쑨리쥔(孫立軍) 전 공안부 부부장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도주했으며, 지금까지 미국으로 망명한 최고위급”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 “그가 우한(武漢) 바이러스 연구소의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어 바이든 정부의 시각이 바뀌었다”면서 “알래스카 회담에서 논쟁의 초점은 둥징웨이 송환 요구였으며 이는 블링컨에게 거절당했다”고 돼 있었다. 둥징웨이의 망명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딸 둥양(董揚)도 함께 중국을 빠져나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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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3시 경 중앙정법위 웨이신(微信, 위챗) 공식계정인 장안검에 올라온 둥징웨이 중국 국가안전부 부부장이 이날 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부 간첩과 배우 돈줄 척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내용의 게시물. [장안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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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정보기관 2인자가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힐 물증을 가지고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18일 오후 3시께(현지시간) 중국의 사법·공안 기구를 총괄하는 중앙정법위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둥징웨이 국가안전부 부부장이 간첩 척결 간담회를 소집해 사회를 봤다”고 도주설을 공식 부인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정법위 공식 SNS 계정인 장안검(長安劍)은 “최근 해외 정보기구의 침투와 비밀 절취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며 “간첩을 잡아내고 ‘잠복 간첩(內奸·내간)’과 ‘배후 돈줄’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좌담회는 지난 4월 26일 발효된 ‘반(反) 간첩 안전 방범 공작 규정’에 대한 내부 학습을 겸한 활동이라고 부연했다.

장안검에 글이 올라오자 각종 관영 매체가 일제히 “잠복 간첩 척결”을 합창했다.

잠복한 간첩이 해외 적대 세력과 암암리에 결탁해 반중(反中) 활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막후 돈줄’로부터 적대 세력에게 자금을 전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망명설은 거짓이고, 오히려 당사자는 현재 거짓을 퍼뜨려 선동을 하고 있는 간첩 색출의 최전선을 지휘하고 있다는 발표다.

이날 시진핑(習近平·68) 중국 국가주석의 동정도 눈길을 끌었다. 18일 오후 7시(현지시간) 전국에 방송된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에서 시 주석은 “당의 비밀을 지키고, 영원히 당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입당선서문을 선창했다.

시 주석의 선창에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원, 한 달여 대외 활동이 없던 왕치산(王岐山·73) 국가부주석 등 국가 수뇌부가 큰 소리로 선서문을 복창했다.

중국 당국이 SNS 소문을 놓고 공개 부인하며 대응했지만 둥징웨이 도주설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중국 당국과 매체가 둥 부부장이 주재한 회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다.

18일 미국의 첩보 전문 사이트 ‘스파이톡(SpyTalk)’의 자문역인 매튜 제임스 브라질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만일 내가 중국을 책임진 자라면, 둥징웨이의 사진을 게재했을 것”이라며 “딸 둥양의 육성으로 소문은 낭설이라고 덧붙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에 본부를 둔 ‘인텔리전스 온라인’ 사이트는 둥징웨이가 허베이(河北) 국가안전청장 시절 시진핑 주석의 경호 요원 육성을 책임질 정도로 관계가 밀접한 인물이라고 지난 2015년 보도한 바 있다.

지난 4월 중국이 새로운 방첩 규정을 시행한 데서 보이듯 미·중 스파이 전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과거 중국에서 활동하던 미국의 정보 네트워크가 일망타진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은 재발을 막기 위해 내부 끄나풀을 색출해 기관 건물 안에서 공개 총살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2019년에는 CIA 전직 요원 케빈 패트릭 멀로리와 리전청(李振成)이 중국에 기밀 정보를 넘긴 혐의로 체포됐으며 각각 20년, 19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중국과 대만 양안 간 첩보전도 치열하다. 지난 1990년대 대만 정보기관에 잠복한 중국 스파이 리즈하오(李志豪)가 중국 인민해방군에 잠복해 활동하던 대만 간첩 류롄쿤(劉連昆) 소장을 폭로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당시 류젠쿤 소장은 사형당하고 연루 인물 30여 명이 징역형에 처했다. 대만 당국에 체포된 리즈하오는 2015년 시진핑-마잉주 회담 이후 포로 교환 방식으로 가석방됐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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