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한국에 얀센 100만 회분 준 미국, 대만엔 모더나 250만 회분 보냈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 대만 무상 지원 백신 테네시주 출발

125만 명분, 대만 인구 5% 접종 분량

대만 "독일 백신 계약, 중국 때문에 무산"

중국산 백신 구매 압박, 안전 이유로 거절

중앙일보

대만 국기와 미국 성조기.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9일(현지시간) 대만에 모더나 백신 250만 회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미국이 대만에 지원을 약속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75만 회분의 3배가 넘는다.

최근 중국으로부터 정치적, 군사적 압박을 받는 대만을 지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대만에 지원한 백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전 세계에 무상 공여하겠다고 발표한 백신 8000만 회분에서 나왔다. 미국이 이달 초 한국에 보낸 얀센 백신 100만 회분과 같다.

다만, 한국에는 1회 접종하는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의 얀센 백신을, 대만에는 2회 접종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모더나 백신을 제공한 것이 다르다.

미국이 대만에 보낸 백신은 125만 명분으로, 대만 전체 인구 2300만 명의 약 5%가 접종할 수 있다.

앞서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 후 한국에 백신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한미 외교가에서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한국에는 얀센 백신을 제공했다.

미국은 최근 멕시코에도 얀센 백신 130만 회분을 보냈다. 국가별로 지원하는 백신 종류가 다른 이유를 미국은 설명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지난 18일 작업자들이 모더나 백신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기부한 백신 250만 회분이 대만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대만의 보건 파트너십은 전 세계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고 썼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모더나 백신을 실은 대만 중화항공 비행기가 19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출발했으며, 대만 현지시간 20일 오후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만 챙기기는 중국의 대만 압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에 중국산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거듭 압박했지만, 대만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만은) 세계 시장에서 백신을 확보하는 노력에서 부당한 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만이 백신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미국이 도왔다는 취지다. 대만은 현재까지 1회 이상 백신 접종자가 인구의 6%에 불과하다.

로이터통신은 대만이 독일 바이오엔텍으로부터 백신을 구입하기로 한 계약이 올해 무산됐는데, 대만 정부는 중국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에 바이오엔텍 백신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중국 제약회사 '상하이 포선 제약 그룹'으로부터 대만은 얼마든지 백신을 구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구매를 막으려는 이러한 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 기지로서 대만의 위상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대만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등의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 칩 등 전략 물자의 핵심 생산국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추는 사태를 겪은 뒤 공급망 안정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중앙일보

지난 18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작업자들이 모더나 백신을 운반하고 있다. [로이턴=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달 초 대만을 방문한 태미덕워스 상원의원 등 대표단을 통해 백신 75만 회분 제공을 약속했다. 미 의원 대표단이 군 전략 수송기를 타고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며 "악랄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15일 중국 공군 전투기와 폭격기 28대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양측간 긴장이 고조됐다. 대만 국방부가 ADIZ에서 중국 공군의 군사활동을 보고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였다.

주요 7개국(G7)이 정상회의 공동 성명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촉구한 직후 발생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