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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CEO] 한국인이 즐기는 교촌, 전세계인 입맛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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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교촌에프앤비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1991년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10평(약 33.1㎡) 남짓한 작은 가게로 시작한 교촌은, 업계 최초로 코스피 직상장에 성공하며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사에 한 획을 그은 브랜드가 됐다. 작년에는 연결기준 매출 4476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세워 브랜드만 450개가 넘는 치열한 치킨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교촌은 오너 경영이 대부분인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달리 소유·경영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권원강 창업주가 스스로 경영에서 물러나고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회장으로 추대했기 때문이다. 그게 2019년의 일이다.

소진세 회장은 롯데에서만 40여 년을 근무한 유통 전문가다. 교촌에 합류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그의 경영 혁신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매일경제는 최근 소 회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교촌의 제2 도약 청사진을 들어봤다.

그가 취임한 이후 중점적으로 진행해 온 일들은 무엇이었을까. 소 회장은 "유통업과 프랜차이즈업은 비슷한 듯 다른 점이 많더라"며 "비효율적인 부문은 과감히 개선하고,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가맹 사업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된 외식 브랜드는 정리하고, 성과가 부진했던 계열사는 흡수합병한 것이다.

소 회장은 "우선 가맹 사업 체질부터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부임 당시 교촌은 외부에 보이는 성과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었다"고 2019년을 회상했다. 당시 교촌 가맹점들은 늘어나는 치킨 주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주문불가, 배달 지연 등에 따른 고객 불만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소 회장은 기존 매장들 규모를 과감히 키우는 결정을 내렸다. 소형 매장을 중대형 매장으로 전환하고 매장당 생산량을 늘리려 한 것이다.

소 회장은 "중대형 매장 전환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주효했다"며 "지난해 중대형으로 전환한 106개 점포 치킨 판매량이 전환 전보다 26%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폐점은 단 1곳뿐이었다.

경영 혁신에 있어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단연 '투명 경영'이다. 소 회장은 교촌에 합류하자마자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부터 개선했다. 물류, 재무, 인사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해 빠른 의사 결정과 경영 관리 효율성을 키웠다.

그는 "교촌은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지만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상장 전부터 관련 기구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는 준법경영부문을 신설해 내부 통제 및 준법 감시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에 있어서 치킨의 '맛'은 더없이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는 질문에 소 회장은 "교촌의 가장 큰 경쟁력은 품질"이라면서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 회장 취임 후 만들어진 교육R&D센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센터 내 가맹점 환경을 그대로 구현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소 회장은 "이전보다 신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시켰고, 제품 영역도 넓혔다"며 "고객 니즈를 반영한 '순살' '후라이드' '시즈닝' 등 교촌에 부족했던 신제품들을 연이어 출시했으며 그 결과 가맹점 매출도 증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교촌은 물류센터 증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서부(호남) 물류센터, 동부(영남) 물류센터에 이어 지난 3월에는 수도권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이달 중으로 경상남도 김해시에 남부 물류센터도 완공될 예정이다. 소 회장은 "4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국내외 사업 확장 및 성장을 위한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운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열심이다. 지난 5월에는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 부문인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해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소 회장은 "교촌표 '치맥(치킨+맥주)'을 선보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수제맥주 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흔히들 치맥을 환상의 짝꿍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작년 말부터 문베어브루잉 제품으로 일부 가맹점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충분히 검토했다"고 말했다. 교촌은 올 상반기에 인수를 마무리하고 교촌만의 수제맥주를 개발해 가맹점과 본사가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동의 '갈라다리 브러더스 그룹'과 중동 진출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었다. 갈라다리 브러더스 그룹은 중동에서 글로벌 아이스크림 브랜드 매장 1000여 개를 운영 중인 검증된 파트너사다. 소 회장은 "계약이 성사된 결정적인 배경은 교촌의 '맛'이었다"며 "한국에서 교촌을 맛본 파트너사가 기존 치킨과는 차별화된 맛에 감동했다며 계약 의사를 밝혀와 진행이 빨랐다"고 말했다.

소 회장은 올 하반기가 교촌의 해외사업이 글로벌시장 개척 단계에서 성장 단계로 접어드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내 두바이에 1호점을 개설하고, 이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레바논, 요르단 등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모로코 등 총 9개국에 5년간 100개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교촌은 2007년부터 미국, 중국, 태국 등 6개국에 진출해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를 물었다. 소 회장은 "'글로벌 종합식품외식그룹'으로 제2 도약을 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 He is…

△1950년 대구 출생 △1969년 대구고 졸업 △1977년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1977년 롯데쇼핑 입사 △2003년 롯데쇼핑 상품본부장 △2009~2014년 롯데슈퍼 대표 △2014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2017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2019년 교촌에프앤비 회장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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