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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3억 확정’ 환상 세컨드 샷 박민지, “사실은 미스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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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박민지와 박현경의 최종라운드 경기 장면.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대회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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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파죽지세다. 박민지(23, NH투자증권)가 마침내 메이저대회도 잡았다.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에서 우승했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면서 올 시즌 5번째, 개인통산 9번째 우승이다. 지난 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 이어 2주연속 우승이다.

이날 우승으로 박민지는 상금 3억 원을 보태 벌써 9억 4,480만 원을 벌었다. 다승 경쟁, 상금왕 경쟁에서 압도적인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0일의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는 박현경(21, 한국토지신탁)과 치열한 우승 다툼을 펼쳤다. 둘의 우승 경쟁은 3라운드를 마쳤을 때 이미 구도가 형성돼 있었다. 박민지가 15언더파 단독 선두, 박현경이 1타차 2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그런데 3위 이정민은 8언더파에 머물러 있었다.

박민지는 3라운드 종료 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현경 프로가 앞서 나갔고, 따라 잡으려니 버디찬스를 만들어야만 했다. 다른 선수들도 다들 이렇게 치고 있는 줄 알았다. 16번 홀에서 리더보드를 봤더니 3위와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박민지 박현경의 선의의 경쟁은 최종라운드에서도 계속됐다. 11번홀까지 박현경이 버디 3개, 보기 1개로 16언더파를 만들어 놓았다. 같은 시간 박민지는 보기 2개, 버디 3개를 잡아 동타가 됐다.

파4 15번홀과 파5 16번홀에서는 실수 하나씩을 주고받았다. 15번홀에서는 박현경의 세컨드 샷이 길어 버디 기회를 만들지 못한 사이 박민지는 핀 가까이 공을 붙여 버디를 잡아 냈다. 그런데 이어진 16번홀에서는 박민지가 1.5미터 남짓한 버디 퍼트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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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홀 버디 시도가 성공했으면 승부의 추는 좀더 일찍 기울었을 수 있었다. 박민지는 이 상황을 두고 “가지가지 한다”며 자책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파4 18번홀에서 벌어졌다. 박현경의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밀리면서 깊은 러프에 빠졌다. 바로 그린을 공략할 상황이 못 돼 레이업을 했다.

박민지의 공은 우측 러프 지역을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왔다. 18번홀의 핀은 앞쪽과 왼쪽이 해저드로 둘러싸인 그린의 좌측 귀퉁이에 꽂혀 있었다. 방향이 약간만 어긋나거나 거리가 맞지 않으며 바로 해저드로 직행할 수 있는 위치였다.

박민지의 클럽이 힘차게 돌았다. 놀라운 상황이 벌여졌다. 해저드를 건너 공중에 치솟은 공이 살짝 방향을 바꾸는가 싶더니 곧장 핀을 향해 날아갔다. 그린에 안착한 공은 핀 1미터 안쪽 거리에 멈췄다.

보는 이들은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과연 ‘강심장’ 박민지”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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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터뷰에서 반전이 있었다. 박민지는 “이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는데, 사실은 미스샷이었다. 방향을 중계탑(핀 우측)을 보고 쐈는데 살짝 드로가 먹히면서 곧바로 핀을 향해 날아갔다. 핀을 바로 봤으면 해저드에 빠졌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미 ‘대세’가 된 박민지에게는 운도 실력이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68-69-64-70)의 성적으로 내셔널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박현경은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15언더파 2위로 만족해야 했다. 이정민이 3라운드 때의 페이스를 유지해 7언더파 단독 3위에 올랐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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