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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尹삐걱대자 최재형·김동연 몸값↑… 崔, 여론조사 야권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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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대권도전 시사한 최재형

두 아이 입양, 강직한 성품 눈길

여론조사서 첫 5위권 진입 성공

金은 ‘흙수저 신화’ 스토리 어필

공익활동 이끌며 정치참여 수순

대선주자 없던 野 이제는 ‘풍년’

세계일보

최재형 감사원장(왼쪽)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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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전 검찰총장)의 대안카드냐, 그를 능가할 대장주(株)냐.’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링 위에 오르기도 전부터 삐그덕대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몸값이 치솟는 형국이다. 이 두 사람 역시 아직 정치 참여 선언을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문재인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하거나 정권의 눈 밖에 난 관료들이란 점에서 윤 전 총장과 공통분모가 있는 만큼 언제든 윤 전 총장처럼 여론조사에서의 고공행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안팎에선 최 원장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이나 정치권에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다”며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설을 정면으로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사실상 대권 도전을 시사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전부터 최 원장이 의중을 굳혔단 언론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최 원장 주변에서도 출마를 권유하는 이들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대표적인 최 원장 지지 인사다. 40년 가까이 법관 생활을 하며 숱한 일화를 남긴 최 원장은 현 정부 들어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도 특유의 균형 감각과 강직함을 잃지 않았다는 평을 받는 인물이다. 특히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윤 전 총장과 비견되기도 했다.

그는 두 아이를 입양한 일과 몸이 불편한 친구를 업고 함께 등교한 일로도 유명하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원장이 적절한 시점에 등판한다면 윤 전 총장 이상의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개인적인 스토리나 성품, 정권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모습 등에 호감을 가진 사람이 상당히 많다”고 귀띔했다. 이준석 대표도 전당대회 기간부터 최 원장을 ‘당의 대선주자’로 규정한 바 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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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PNR리서치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최 원장은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은 33.9%의 지지를 얻어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직전 조사에 비해 5.2%포인트 급락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27.2%),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13.0%), 정세균 전 국무총리(4.7%)가 그 뒤를 이었다. 최 원장은 4.5%로 첫 5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야권 주자론 윤 전 총장에 이은 2위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을 만들어 공익활동에 매진 중인 김 전 부총리의 정치 참여 선언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대상 무료급식 봉사를 한 김 전 부총리는 취재진의 대권 도전 관련 질문 세례에도 “오늘 활동은 정치적인 의도랑 아무 상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우리 당과 가까운 분”이라고 한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발언에는 “그건 그분의 생각”이라는 말로 선을 그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달에는 한 특강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치인이 없다. 정치인들이 과거 얘기, 철 지난 진영 얘기를 더 많이 한다”고 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원 신분으로 야간대학이던 국제대(현 서경대)에 다니며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무조정실장, 현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등을 지내면서 ‘고졸 신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를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경제 대통령’ 얘기와 함께 (대선주자로)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야권으로서는 ‘대선주자 풍년’을 맞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 주자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이 꼽히고 국민의당엔 안철수 대표가 있다. 여기에 김 전 부총리와 윤 전 총장, 최 원장까지 후보군만 9명에 달한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 글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대권주자가 없다는 말이 나왔는데 이제는 풍년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고 반색했다. 당도 외부 주자들과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4선 권영세 의원을 대외협력위원장에 내정했다. 권 의원은 언론에 “당 밖에 계신 분들과 협력하고 우호적 관계를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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