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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드디어 찾아온 형님의 시간…KT 박경수는 끝까지 ‘넘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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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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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전광판에 표기된 타율 1할대 숫자가 낯설게 느껴진다. 다른 선수라면 벤치에 앉아야 할 성적이지만 역대 2루수 넘버원은 다르다. KT 박경수(37·KT)는 여전히 대체불가다.

박경수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두산과 홈경기에서 8회초 대수비로 출전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수빈의 땅볼 타구를 처리해내면서 이날 6번째 병살타를 만들어냈고, 타석에서는 팀에 승리를 안기는 귀중한 투런포까지 쳐냈다. KT는 박경수의 활약 덕에 두산을 3-1로 꺾고 2연승을 신고했다.

박경수의 귀중한 한 방은 8회말에 터졌다. 경기 개시와 함께 벤치에 앉아있던 박경수는 5회부터 몸을 풀기 시작했다. 8회초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고, 경쾌한 수비로 두산 주자까지 ‘순삭’했다. 백미는 8회말. 배정대와 강백호의 안타로 역전에 성공한 뒤 박경수가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1B1S에서 박치국의 3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쳤고, 왼쪽 담장 너머 뒤로 넘겼다. 개인 통산 154호.

박경수는 KBO리그 역대 2루수 넘버원이다. 지난해 10월6일 롯데전서 통산 148번째 홈런을 쳐내면서 2루수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이후 박경수가 홈런을 추가할 때마다 최다 홈런 신기록 숫자가 한 단계씩 높아지는 것이다. 현역 유니폼을 벗는 그날까지 박경수가 쳐내는 홈런은 모두 신기록이다. 공을 골라내는 특유의 능력, 작은 체구에서도 타구에 힘을 싣는 파워와 정교한 타격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그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 시즌 개막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을 시원하게 해소하지 못했다. 4월 중순에는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5월 시작과 동시에 라인업에 복귀했으나 타격감이 쉽게 오르지 않았다. 속구에 대처하기 위해 타격폼까지 수정했다. 타석에 설 때 이전보다 스탠스를 좁혔고, 힙턴의 속도가 이전만큼 빠르지 않다는 생각에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더 당겼다. 시즌 중에 타격폼을 바꾸는 게 모험이라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으로서, 역대 2루수 최다 홈런자로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시즌 타율은 여전히 1할대다. 이날 홈런을 치고도 기쁜 감정을 누리는 대신 박경수가 벤치에 앉아 상념에 젖은 이유다. 역대 최고 2루수 박경수의 기록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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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in@sportsworldi.com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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