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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숨막혔던 ‘용호상박’…아무도 박민지를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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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오픈 우승, 첫 ‘메이저 퀸’…10개 대회 만에 5승

[경향신문]



경향신문

박민지가 20일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 남·동 코스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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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과 17번홀까지 공동선두 9번·역전 3번 주고받으며 대접전
18번홀 1m 앞에 떨어지는 회심의 샷, 버디로 마침표…‘대세’ 입증

용호상박. 박민지와 박현경이 공동 선두 9차례, 역전 3번을 주고받은 경기는 17번홀까지 균형이 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맞이한 마지막 파4 18번홀. 박민지가 역사에 길이 남을 회심의 샷을 날렸다. 144m를 남기고 박민지가 친 두 번째 샷이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가 홀 1m 앞에 떨어졌다. 경기 내내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었던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었다. ‘대세’ 박민지가 왜 ‘대세’인지를 보여주는 데는 이 하나의 샷이면 충분했다.

박민지가 메이저대회까지 제패하며 시즌 5승 고지에 올랐다.박민지는 20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 남·동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3개로 막아 2타를 줄였다.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박현경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여왕에 등극했다. 17언더파 271타는 2018년 오지현이 세운 72홀 최저타 기록과 타이 기록이다.

지난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 이어 시즌 두 번째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박민지는 시즌 10개 대회 만에 파죽지세로 5승 고지에 올랐다. 6월 안에 5승을 올린 것은 KLPGA 투어에서 박민지가 처음이다. 이런 기세라면 2007년 신지애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9승) 기록 경신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보탠 박민지는 상금(9억4804만7500원)과 다승(5승), 대상 포인트(333점) 선두를 질주했다.

지난 4월 열린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서 2연패를 달성했던 박현경은 2014년 김효주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연속 제패한 데 이어 7년 만에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2주 연속 18번홀에서 박민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승자 박민지에게도, 패자 박현경에게도 잔인한 승부였다. 박민지는 파4 15번홀에서 환상적인 두 번째 샷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린까지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져 그린이 보이지도 않는 상황. 박민지가 친 볼은 핀 앞의 언덕 부근에 떨어진 뒤 홀 60㎝에 붙었다.

반면 박현경이 친 볼은 그린을 넘겨 언덕 부근 러프에 떨어졌다. 깊은 러프, 더구나 홀까지 내리막이었기 때문에 붙여서 파를 세이브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자칫 2타 차로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박현경은 흔들리지 않았다.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을 홀 1.9m에 붙인 뒤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켜 버디를 잡은 박민지와 1타 차를 유지했다. 박민지는 파5 16번홀에서 2m 파 퍼트를 놓쳐 다시 박현경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피 말리는 승부는 18번홀까지 이어졌고, 마지막에 박민지가 웃었다. 박현경이 보기를 한 가운데 박민지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명승부의 대미를 장식했다.

음성 |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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