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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접종률 80% 英, '델타'에 속수무책…정은경 "계속 모니터링" 원론 답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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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델타 확진자 대부분 인도교민, 입국 과정서 확인

일단 국내 전파 위험은 낮지만 해외 사례 심각

전문가 "델타 변이 국가, 입국 금지라도 해야"

정은경 "인도 이미 7일 시설격리", "英 예의주시"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인도발(發)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세계적 확산이 심상치 않다. 특히 영국 내 전파 속도는 ‘비상’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계속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도 해외 입국자 관리 시스템으로 지역사회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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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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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국내 델타 변이의 80% 정도는 해외유입 사례로 검역 단계나 지역사회 격리 단계에서 확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인된 집단감염 사례가 일부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변이 바이러스 통계를 보면 감염자 1964명 가운데 델타 변이 확진자 155명 뿐이다. 영국발 변이인 알파 변이(1663명) 확진자 수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하지만 주요 변이 중 두 번째 규모를 차지하고 있어 방심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60% 강하고 중증도 이행률은 알파의 두 배로 알려졌다. 증상은 코로나19보다는 독감에 가까워 변종이지만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특히 영국은 성인 81%가 1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받았음에도 델타 변이의 습격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영국은 백신 효과로 이달 초 3000명까지 확진자가 줄었지만 4개월 만에 1만명으로 감염자가 늘었다. 이들의 90%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일단 영국 보건당국은 현재 나온 백신이 델타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영국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례 1만 4000여건을 분석한 결과 화이자의 백신을 2회차까지 마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입원 치료 위험’이 96%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2회 모두 접종한 경우 역시 위험이 92%로 줄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델타 변이가 코로나19 항체를 회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의 확산을 우려 중이다. 현재 미국 델타 변이 감염자는 신규 감염자의 6%에 그치지만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8월 중순이면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 15일 미국 ABC방송에서 “알파 변이가 미국에서 지배종이 됐듯 델타 변이가 그 길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한 장벽을 더 높이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 발생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입국을 금지하고서라도 국내 유입을 막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 확산이 심각한 영국·인도에 대한 장벽을 더 높이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중요 공무·비즈니스, 직계가족 만남 등 일정 요건을 갖춘 해외 입국자에 대해 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다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 중인 남아공·말리위·보츠와나·모잠비크·나미비아·탄자니아·브라질·수리남·파라과이에 대해서는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델타 변이 확산이 심한 국가에 대해서도 적어도 더 강화된 관리 조치를 내놔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 청장은 “인도 입국자인 경우에는 7일간 시설격리를 하고 있고, 여러 번에 걸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서 지역 내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며 현재 조치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변이에 대해서도 “계속 예의주시하고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영향력도 계속 모니터링하도록 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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