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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조국 이슈 묻자 "내로남불", 25세 청년비서관은 솔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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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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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년비서관에 발탁된 1996년생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5세의 나이로 고위공무원단(옛 1~2급)소속 수준의 높은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청와대 비서관은 보통 정부 중앙부처의 국장급이 간다.

박 비서관은 2018년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에 임명돼 정계에 발을 디뎠다. 이듬해 민주당 공개 오디션을 통해 청년 인재로 선발, 민주당의 청년대변인을 맡았다. 21대 비례대표 공천위원을 역임했고, 이낙연 전 대표에 의해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당시에도 파격적 발탁으로 관심을 모았다. 박원순·오거돈·안희정 등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잇따른성추문에 대한 당의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와 잘 맞아 떨어졌다.

이번 발탁에도 시운이 잘 맞았다.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당대표가 되면서 “36세 야당 대표에 25세 여성 비서관으로 대항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비서관이 이전에 했던 발언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젠더 갈등과 관련해 소외된 ‘이대남’의 목소리를 경청했다면, 박 비서관은 페미니즘적 시각을 짙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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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블랙핑크의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에서 문제가 된 장면.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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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걸그룹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속 간호사 복장이 성적 대상화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박 비서관은 “소속사에서는 의도가 없었다고 했지만 간호사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직접적인 입장을 표명했음으로 소속사의 책임 있는 고민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블랙핑크 소속사 YG는 간호사 장면을 삭제했다. 뮤직비디오 내용에 대해서는 “선정적 성적 대상화”라는 의견과 “이를 막는 건 과도한 검열”이라는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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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안내에 따라 리얼돌 체험방에 들어가니 3평짜리 방에 인형이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다. 편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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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문제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최고위원 회의에서 “리얼돌을 단순히 성인용품으로 취급하며 개인적인 영역에 법과 규제가 개입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이도 있지만 리얼돌은 여성의 신체를 정교하게 재연해가고 있다”며 “대법원은 지난해 리얼돌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지만 여성이 성적 대상화되는 상황에서 리얼돌을 성적 영역, 개인적 영역의 하나로 봐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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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비서관 페이스북. 인터넷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이슈에서는 비판적인 발언을 해 일부 친문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그는 4·7 재보선 패배 후 인터뷰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의혹도 여러 가지 지적된 것이 위선과 내로남불이라는 부분이었는데 아무래도 공정을 내세우고 그 전 정권 부패 속에서 새롭게 혁신하겠다며 만들어진 정부인 만큼 청년들이 보기에는 당과 정부의 대처가 많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또 『조국의 시간』 출간 이후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이 나아갈 시간은 ‘조국의 시간’이 아니라 ‘반성과 혁신의 시간’이어야 한다”며 “그의 가족들을 둘러싸고 제기된 문제들은 청년들의 마음에 실망과 상처를 줬다. 민주당에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달라며 촛불을 들었던 청년들에게 ‘내로남불’이라는 소금을 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려대 국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박 비서관은 비서관직 수행을 위해 휴학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관은 강남대 국문과에 입학해 2학년을 마치고 고려대에 편입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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