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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역대 최초 대역전극' 벼랑 끝 헐크, 기적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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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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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역대 최초로 리버스 스윕을 이룬 강동궁. 경주=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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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렸던 헐크가 윗옷을 찢고 포효했다. 프로당구(PBA) 역대 최초의 대역전 기적을 이뤄냈다.

강동궁(SK렌터카)이 21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세트 스코어 4 대 3(3-15 10-15 14-15 15-2 15-14 15-13 11-9)로 우승을 확정했다.

PBA 최초의 역전 드라마다. 지금까지 PBA 결승에서 첫 3세트를 내주고 뒤집은 사례는 이번 강동궁의 우승이 처음이다. 그만큼 어려운 승리였던 셈이다.

특히 강동궁은 지난 3월 지난 시즌 PBA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 패배를 설욕했다. 당시 강동궁은 사파타와 결승에서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4 대 5 뼈아픈 패배를 안아 역대 최대 우승 상금 3억 원을 놓쳤다.

하지만 곧바로 다음 대회에서 사파타에 승리를 거두며 아쉬움을 날렸다. 강동궁은 지난 2019년 12월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사파타에 4 대 1 승리까지 결승에서만 3번 만나 2승 1패 우위를 지켰다. 우승컵과 함께 상금 1억 원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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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궁이 21일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매서운 눈빛으로 샷을 구사하고 있다. 경주=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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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만 해도 사파타의 승리가 예상됐다. 사파타는 1세트와 2세트 모두 연속 9득점의 무서운 기세로 기선을 제압했다. 3세트에서도 세트 포인트를 먼저 내줬지만 사파타가 9이닝째 득점하며 3 대 0까지 앞섰다.

하지만 벼랑에 몰리자 헐크의 저력이 발휘됐다. 강동궁은 4세트 3이닝째 절묘한 옆돌리기와 환상적인 밀어치기로 10점을 몰아치며 15 대 2로 승리, 반격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5세트 강동궁은 사파타에게 매치 포인트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세트를 따냈다.

경기가 2시간이 넘어가자 사파타는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6세트 사파타는 타임 아웃 뒤 연속 8점으로 13 대 6으로 앞섰다. 그러나 3뱅크샷 미스를 범하며 기회를 내줬고, 강동궁 역시 타임 아웃 뒤 11이닝째 과감한 앞돌리기 대회전을 포함해 연속 7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7세트도 강동궁은 위기였다. 5 대 5로 맞선 6이닝째 사파타가 연속 4득점하며 우승에 2점만 남겼다. 그러나 또 다시 사파타가 뒤돌리기 미스를 범했고, 강동궁이 헐크로 변신했다.

강동궁은 타임 아웃 뒤 어려운 앞돌리기를 성공시킨 데 이어 연속 옆돌리기와 비껴치기, 옆돌리기로 연속 6득점하며 3시간이 넘는 혈전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샷이 성공하자 강동궁은 의자에 앉아 눈물을 훔치듯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며 비로소 헐크에서 정상인으로 돌아갔다.

경기 후 강동궁은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당구 인생의 큰 아픔을 느꼈다"고 지난 왕중왕전을 돌아봤다. 이어 "경기 전에 너무 무리해서 팔이 많이 아팠다"면서 "결승까지 올라올 줄 상상도 못했는데 당구 인생에 처음 겪은 대역전승인 것 같다"고 기뻐했다.

또 "경상도에서 처음 열린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지인이 많이 살아서 경주는 제 2의 고향과 같다"면서 "하늘의 계시인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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