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7월 결론 예상…2019년부터 비수도권 '지역균형' 평가 비중 높아져 기대
완공되면 현재 1시간 20분 거리 남해∼여수, 10분 이내 이동 가능
남해∼여수 해저터널 위치도 |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영호남 숙원사업인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과거 4차례나 넘지 못한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의 벽을 이번에는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경남도에 따르면 남해와 여수를 잇는 다리를 놓자는 움직임은 지역사회에서 1998년 무렵 시작됐다.
그해 처음으로 광양만·진주권 광역권 개발계획에 남해와 여수를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하자는 구상안이 제시됐다.
주민들은 다리 건설로 두 지역의 개발을 도모할 수 있고 동서 화합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리 건설을 촉구했다.
이듬해인 1999년에는 남해 군민 2만2천여명과 진주·사천·여수 상공회의소뿐만 아니라 경남·전남지사가 공동으로 다리 건설 필요성을 건의했다.
그러나 예타에 발목을 잡혔다.
2002년 당시 결과를 보면 4차로 현수교의 경우 비용편익분석(B/C)이 0.58, 2차로 침매터널(터널 구조물을 육상에서 미리 만들어 바다로 투입해 연결하는 방식)의 B/C는 0.82로 나왔다.
B/C가 1을 밑돌면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
그런데도 지역사회에서는 두 지역 간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식지 않았고 2006년에도 예타가 진행됐다.
이때는 현수교(사업비 2조3천652억원, B/C 0.045)와 해저터널(사업비 1조4천84억원, B/C 0.108)에 대해 예타가 이뤄졌지만, 천문학적 사업비보다 경제성이 낮다는 결과가 재차 나오면서 다리 건설은 진척을 보지 못했다.
2012년에는 현수교(B/C 0.14), 침매터널(B/C 0.4), 해저터널(B/C 0.4) 세 가지 안에 대해 예타가 실시됐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2017년 12월에는 사업비를 4천375억원 규모로 조정한 해저터널에 대해서만 예타가 실시됐지만, B/C 0.33으로 또 좌절됐다.
4번의 고배를 마시는 사이 2017년 4월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부산∼목포 해양관광도로 건설이 선정됐다.
경남과 전남은 해당 사업의 핵심이 남해∼여수 해저터널이라며 다시 사활을 걸고 사업 추진에 착수했다.
두 지역은 부산에서 남해안∼서해안을 따라 북한 개성까지 연결될 수 있는 국도 77호선 서남해안 구간 중 유일하게 단절된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 남해∼여수 해저터널인데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이라며 전방위 여론전에도 시동을 걸었다.
앞선 예타 때는 현수교, 침매터널도 고려 대상이었지만 도는 비교적 사업비가 낮은 해저터널만을 대상으로 삼기로 결정하고 2019년에는 도와 남해군, 경남발전연구원이 해저터널 TF도 구성했다.
지난해 1월에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예타 대상사업으로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재차 선정됐다.
5번째 예타가 한창 진행 중인 올해는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경상남도시장·군수협의회, 영호남 상공회의소, 대한민국 아름다운 섬 발전협의회가 잇따라 공동 건의문을 내고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번번이 경제성 평가에 좌절된 사업이지만 마지막 고배 이후인 2019년 6월 예타 지침이 변경된 점은 기대를 모은다.
기존에는 수도권·비수도권 구분 없이 경제성·정책성·지역 균형 항목 평가를 받았지만 지침 변경 이후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는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
비수도권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해서는 경제성 평가 비중을 낮추고 지역 균형 평가에 더 비중을 둔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비수도권의 사업이 경제성 평가에 잇따라 발목 잡힌다는 비판을 반영한 조처다.
예타 결과는 이르면 7월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도는 조만간 국토교통부가 개최할 예정인 정책성 평가·지역 균형발전 평가위원회에서 해저터널 사업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해저터널이 현수교 등에 비해 경제성이 향상된데다 관련 공법이 발달하면서 과거 대비 사업비가 준 측면이 있다"며 "정책성과 지역균형 분야 평가 비중이 높아진 만큼 예타 통과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남해 서면과 여수 상암동을 잇는 총 7.3㎞ 구간(해저터널 구간 4.2㎞+육상부 터널 1.73㎞+진입도로 1.37㎞)으로, 사업비는 6천312억원이다.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현재 1시간 20분 상당 걸리는 80㎞ 거리의 남해∼여수 구간이 10㎞로 단축돼 10분 이내로 지날 수 있다.
또 동해∼남해∼서해안 U자형 교통망 구축 및 남해안 관광벨트 완성으로 여수 등 전남 동부권의 연간 관광객 4천만명과 남해 등 경남 서부권의 연간 관광객 3천만명이 오가는 등 관광 파급효과도 기대를 모은다.
2029년 개통이 목표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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