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사람이 높은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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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범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저격수로 나서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한 모습이다.
추 전 장관의 등판으로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동성'이 떨어지던 여권 대선 판도가 활기를 띄는 분위기지만 대권주자 중 정치적으로 추 전 장관과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윤석열 전 총장에 미칠 영향은 불안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자칫 최근 X파일 등 악재로 휘청이던 윤 전 총장을 띄워줄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식 출마 선언 이후 최근 추 전 장관의 기세는 만만치 않다.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일 조사한 결과, 추 전 장관은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33.3%),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13.6%)에 이어 3위(6.1%)를 차지했다. 그 뒤를 정세균 전 총리와 박용진 의원이 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지사(28.4%), 이 전 대표(12.3%), 박 의원(7.4%)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추 전 장관의 여권 내 입지가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이 전 대표를 제외하면 오차범위 내이지만 범여권 3위권 경쟁에서 추 전 장관과 박 의원이 '빅3'의 한 축인 정세균 전 총리(5.2%)를 2주 연속 제친 것이다.
그럼에도 여권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의 등판이 전체 판세에서 민주당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대통령으로 출마하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아직 그렇게 된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법무부 장관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에 출마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이 야권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꿩 잡는 매가 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어떤 위치에서의 꿩 잡는 매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꿩 잡으려다가 꿩 키워주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권 경쟁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추 장관의 행보에 경계를 표했다. 정 전 총리는 "본격 레이스가 시작되면 제대로 검증을 하게 된다"고 했고 이 의원은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다", "윤석열 총장이 대선 후보까지 오는 과정에서 스스로 컸다기 보다는 우리 쪽에서 키워준 측면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조 친노' 유인태 전 의원은 지난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 지지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저런 지지도가 나오는 게 지금 민주당의 가장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추 전 장관은 직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YTN라디오에서 "제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니 제 지지율은 오르고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고 응수했다.
대권 주자 지지율이 호조를 보이는 한편 비호감도 조사 결과 역시 높게 나오는 점에 대해 "민주개혁진영 후보는 전부 비호감이 높았다. 호감이 높은 분이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분단과 독재에 맞서 정공법을 하시느라 비호감이 높았고 노무현 대통령도 반칙과 특권에 정공법으로 맞서 비호감이 상당히 높았다. 이것은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언론의 일방적인 프레임에 의한 피해다. 정치검찰과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 조만간 추미애가 옳았다고 할 때 비호감, 오해도 돌파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 전 총장 등이 추 전 장관 출마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선 "견제 심리가 좀 있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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