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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정치0단] 초반 네거티브 대응, 윤석열보다 이재명 한 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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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지지율 ‘대장주',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
    각각 부인 관련 의혹·과거 욕설 논란에 대응을 보니…


    ‘정치0단'입니다.

    이번주는 ‘슈퍼위크'로 불렸습니다. 대선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랐으니까요. 특히나 여론조사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출마 선언이 이틀 간격을 두고 이어졌죠.

    동시에 두 후보 간 가상 양자 대결 결과도 속속 나왔습니다. 매일경제·MBN이 의뢰한 알앤써치 조사(6월 28~30일, 1046명 대상)에선 윤 전 총장이 41.4%, 이 지사가 34.7%였는데, SBS가 의뢰한 입소스 조사(6월 28~29일, 1004명 대상)에선 이 지사 42.2%, 윤 전 총장 39.2%였습니다. 엎치락뒤치락합니다.

    그럼 슈퍼위크 동안 두 후보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네거티브'에 대한 대응에서 말입니다.

    영미권 국가에서는 네거티브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진 편이라 그에 대한 대응 역시 ‘교과서'처럼 소개되고 있죠. 이 ‘교과서'는 네거티브 종류에 따라 대응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1~4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 대응은 ‘단순 의혹' 상황입니다. 제기된 의혹이 진짜인지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인신공격하기 위해 지어낸 것일 수 있고, 사실이긴 해도 의혹만 제기할 뿐 증거를 내밀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의혹이 사실임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것 같습니다.

    이때는 ‘부정' 전략으로 가야 합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정하는 거지요. 다만 중요한 것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겁니다. 증언이나 문서, 사진, 새로운 정보 등을 제시해 의혹이 터무니없음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의혹 자체가 흔들리고 힘을 잃습니다.

    만약에 증거를 제기할 수 없다면? 이때는 무대응하는 편이 낫습니다.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저 부정만 하면 그 의혹을 계속 상기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자꾸 의혹을 생각합니다. 이럴 땐 시간의 세척 능력에 기대는 게 더 낫지요.

    2단계 대응은 ‘통제 이탈' 상황입니다. 의혹을 제기한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인 경우죠. 문제가 된 일이 있기는 했지만 후보 본인이 이를 막을 처지가 아니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후보가 어릴 적 부모의 과거 일 같은 것입니다. 의혹이 사실인 만큼 잘못임을 인정하지만 문제 발생을 막을 입장이 아니었다는 점을 내세우는 거지요. 책임을 피하는 겁니다.

    3단계 대응은 ‘정당화' 상황입니다.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고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지만, 의혹 제기 대상이 된 문제 자체가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는 점을 입증 또는 강조하는 겁니다. 시인하고 책임도 인정하지만 어쩔 수 없었거나,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겁니다.

    마지막 4단계는 ‘전면 노출' 상황입니다. 의혹이 사실이고 막을 수도 있었으며 정당화도 어려운 경우죠. 이때는 전면 시인만이 대책입니다. 훗날을 기약하려면 철저히 사과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윤 전 총장이나 이 지사 모두 네거티브 대상이 됐습니다. 이른바 도덕성 논란으로 과거 행적이 의혹 또는 논란의 대상입니다. 윤 전 총장은 부인과 장모의 행적을 놓고, 이 지사는 본인의 과거 행적을 놓고서지요. 슈퍼위크 동안 네거티브에 대한 두 사람의 대응이 각각 있었습니다.

    먼저 윤 전 총장 부인이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에서 본인 과거와 관련된 소문에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지난달 30일 공개가 됐지요. 그는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가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 "누구랑 동거할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누구랑 동거를 하느냐"고 했습니다.

    이 사안은 네거티브 대응 1단계에 해당합니다. 의혹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죠. 일단 전면 부정한 것은 맞는 방향입니다. 하지만 아님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했어야 합니다. 상황을 아는 사람의 증언 등이 있어야 하는 거지요. 하지만 부정만 있었을 뿐이라, 오히려 이 사안 자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경우에 맞는 전략은 무대응입니다.

    이 지사는 출마를 선언한 1일 과거 욕설 논란에 대해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습니다. 네거티브 대응 3단계 상황입니다. 그는 과거 폭언을 "사실"이라고 인정합니다. 또 "제가 참기가 어려워서"라고 하죠. 막을 수 있었다는 점도 인정한 겁니다. 다만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그런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합니다. ‘정당화' 전략입니다. 그러고는 "용서를 바란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입니다.

    위 경우를 볼 때 대선 경쟁 초반인 현재 네거티브 대응에서는 이 지사가 좀 더 나은 선택을 한 겁니다. 이미 2017년 대선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고, 이미 오랜 시간 제시됐던 네거티브라도 대응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었기 때문일 수 있죠.

    앞으로도 두 후보와 관련해 많은 네거티브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대선 후보로서 숙명입니다. 과연 어떤 대응을 보여줄지 기다려보겠습니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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