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시스템 가동…북부 요충지선 탈레반 격퇴 소식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 공항 모습. [AP=연합뉴스]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아프간 정부가 외국의 도움으로 수도 카불의 공항에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했다.
12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전날 오전 2시부터 카불에서 새 방공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이 시스템은 로켓과 미사일 공격을 퇴치하는데 유용한 것으로 입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타리크 아리안 내무부 대변인은 AFP통신에 "새 시스템은 공항에 설치됐다"고 했고, 아지말 오마르 신와리 군 대변인은 "외국 친구들이 이 시스템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프간 정부 측은 이 시스템의 이름이나 어느 공항에 어느 수준으로 설치됐는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탈레반과 현지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은 그간 정부군이나 정부 시설물을 향해 로켓이나 박격포로 공격을 해왔다.
IS는 올해 카불 인근 바그람 공군 기지에 로켓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미군은 지난 몇 년 간 바그람 공군 기지 등 아프간 내 여러 군사 기지에 방공요격체계(C-RAMs)를 구축해왔다.
C-RAMs는 날아오는 로켓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카메라와 요격 체계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추진수류탄(RPG)을 들고 있는 아프간 보안군. [EPA=연합뉴스] |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하면서 정부군 등과의 장기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탈레반은 지난 5월부터 미군이 본격적으로 철수를 시작하자 정부군 장악 지역을 차례로 점령해 나가고 있다.
탈레반은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지상전에서 잇따라 승리하고, 미군이 철수하면서 현재 아프간 영토의 85%를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탈레반이 실제로 아프간을 어느 정도 장악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탈레반은 시골과 도시 주변 지역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 중이라 점령 지역이 넓어 보일 수는 있지만 주요 대도시와 인구 밀집 핵심 지역은 여전히 정부군이 장악한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탈레반에 밀리던 정부군도 압도적으로 우위인 공군력을 동원해 반격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부 전략 요충지 타카르주의 압둘라 칼루크 주지사는 전날 로이터통신에 공습 지원 덕분에 탈레반의 공격을 격퇴했다며 "탈레반은 55명이 사망하고 90명이 다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공습은 타카르주의 주도인 탈루칸 외곽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카르주는 타지키스탄 국경과 접한 곳으로 최근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타지키스탄 보안 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탈레반이 1천430㎞가 넘는 타지키스탄과의 국경 70% 이상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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