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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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일본 정부에 도쿄올림픽의 관중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며 도쿄올림픽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바흐 위원장이 지난 1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만나 “감염 상황이 개선되면 유관중 (개최)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가 총리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리관저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은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감염 상황이 개선된다고 해도 이미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쿄도에는 이달 12일부터 긴급 사태가 발령됐음에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4일과 15일 이틀 연속 1000명을 훌쩍 넘겼다. 일본 전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도 같은 기간 이틀 연속 3000명을 돌파했다.

도쿄도는 이같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4주 후에는 도쿄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400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심각성을 감안해 일본 정부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열기로 결정했다. 도쿄도를 비롯한 수도권 4개 지역과 홋카이도, 후쿠시마현에서 올림픽 경기는 관중 없이 치러진다.

바흐 위원장의 언행이 계속 일본 내에서 물의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발언을 해 일본 내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지난 13일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선 ‘일본인(Japanese people)을 ’중국인‘(Chinese people)이라고 말했다가 곧바로 정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16일에는 과거 2차대전 당시 원폭 공격을 당했던 히로시마시를 방문해 위령비에 헌화하고 묵념을 했다. 비상 사태가 선언이 발령된 도쿄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