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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고민정 "'반려동물 사망 유발' 유박비료 방지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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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섭취할 경우 급사할 수 있는 '유박비료'가 도심 내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화단 등에 무분별하게 살포돼 피해가 잇따르자, 이를 막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유박비료로 인한 반려동물 폐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유박'은 식물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흔히 '깻묵'으로도 불리는데, 질소와 인산, 칼륨 등의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농작물은 물론 화단, 잔디관리 등에 널리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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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비료의 원료로 쓰이는 피마자에는 '리신'이라는 맹독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리신을 사람이나 동물이 섭취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리신은 청산가리보다 1천 배가량 독성이 강해 1㎎만으로도 건장한 성인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3년에는 리신이 담긴 우편물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배달되는 테러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리신이 반려동물에게는 특히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냄새와 모양이 동물 사료와 유사해 이를 먹고 폐사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병리학교실 정규식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실험 및 독성 병리학 (Experimental and Toxicologic Pathology)'에 발표한 임상사례 분석 연구논문을 보면, 개 15마리가 급성 구토와 복통, 출혈성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며칠 만에 13마리가 폐사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폐사한 동물 모두 리신 성분의 유박과 커피찌꺼기가 썩인 비료를 섭취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연구를 수행한 현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병리학 교실 홍일화 교수는 "한 유명 커피 전문점이 커피 찌꺼기와 리신 성분이 포함된 유박을 섞어 만든 비료를 화분 등에 쓰라며 고객들에게 나눠줬는데, 이 냄새가 고소하고 모양도 동물 사료와 비슷해 반려동물들이 이를 먹고 변을 당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진규 교수도 "리신이라는 독성 성분이 동물의 간과 신장, 소장 등 장기세포와 혈관을 파괴한다"라며, "여러 장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출혈과 순환장애가 발생해 매우 이른 시간 안에 출혈성 설사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쇼크 등으로 급사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유박비료 판매 업체들은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거나 오히려 유기질 비료라고만 홍보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민정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도 공공기관에 사용 금지 공문을 보내고 유박비료 포장지에 반려동물 폐사 주의 문구를 표기하도록 했지만, 공문이 담당 부서로 전달되지 않아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유박비료를 도시공원에 살포하거나 유박비료 포장지의 주의문구를 보지 못한 영업주가 반려동물 카페 정원에 유박비료를 살포해 반려견이 집단 폐사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고 의원은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반영해 반려동물에게 유해한 비료나 농약 등 반려동물 유해물질을 도시공원과 공동주택,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장소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위반 시 3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하고, "유박비료의 위험성을 공론화해 더는 뜻하지 않게 보호자 곁을 떠나는 반려동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세현 기자(vetm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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