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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권총황제는 마스크 쓰고 쏘고 싶은데, 조직위가 벗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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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출전' 도쿄올림픽 사격

조직위 "결선은 마스크 금지"

중앙일보

도쿄올림픽을 앞둔 진종오가 마스크를 쓴채 훈련하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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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가.

‘권총 황제’ 진종오(42)는 도쿄올림픽에서 마스크를 쓰고 총을 쏘고 싶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가 결선에서는 벗으라고 한다.

도쿄올림픽 사격은 본선까지는 마스크 착용이 선수 본인 선택에 달렸다. 하지만 한국 사격대표팀이 22일 조직위에 문의한 결과 “본선은 상관없고, 결선에서는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방송 중계와 팬을 위한 결정으로 보이지만, 선수 개개인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올림픽 사격에서만 금메달 4개를 딴 진종오는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가고 싶어한다. 사실 사격 경기 중 마스크를 착용하면 숨이 가쁘고 안경에 김이 서린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하지만 진종오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불편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격대표팀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면 불리하고, 안 쓰자니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코로나19에 걸리면 메달 자격이 하향 된다. 솔직히 진종오 역시 마스크를 벗는 게 경기력에 도움 되겠지만, 본인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쓰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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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을 앞둔 진종오가 마스크를 쓴채 훈련하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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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는 룸메이트인 김모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선수촌에서도 마스크를 쓴다. 선수촌 식당도 가지 않고 대한체육회가 제공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자 그의 가족과 지인들은 출국 전에 “도쿄올림픽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소총은 볼 견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하지만 권총은 마스크를 쓰고도 쏠 수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거꾸로 행정’이다. 본인들이 코로나19를 책임져 줄 것도 아니지 않는가.

진종오는 오는 24일 10m 공기권총 남자, 27일 혼성 두 종목에 출전한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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