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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밀치고, 머리 쥐어박고…포항 어린이집서 아동 학대, 이유는 "수업 집중 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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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근로복지공단 소속 어린이집 등 2곳서 아동 폭행

부모 "어린이집, 상위기관에 보고 않고 부모 회유하려 해" '은폐 의혹'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경북 포항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보육교사가 6살 남자 아동을 학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동의 몸에 난 상처를 수상하게 여긴 어머니는 지난 14일 어린이집을 찾아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던 중 교사의 폭행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영상에는 30대 교사가 아동을 마구 때리고 위협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포항남부경찰서는 22일 해당 어린이집 내부 CCTV를 확보하고 경북경찰청 여청범죄수사대에 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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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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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상은 아동이 아무도 없는 교실에 밀쳐지며 바닥에 넘어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후 교사가 겁에 질린 아동에게 다가가 무릎으로 위협하거나 손바닥으로 아동의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아동을 교실 구석에 있는 책상에 앉혀 놓고 책상을 들어 올리거나 뒤집기도 했다.

어린이집에 따르면 이 교사가 아동을 폭행한 이유는 "아동이 영어수업 중 집중하지 않고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아동의 부모는 "CCTV를 통해 폭행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어린이집은 즉시 상위기관에 보고하지 않고 부모를 회유하려고 했다"며 "부모 설득에 실패하자 폭행 사실을 확인한 다음날(15일)이 돼서야 근로복지공단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측은 지난 19~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학부모님들께 크나큰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와 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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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어린이집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일부./사진=피해자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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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교사는 지난 15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어린이집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단 측은 사직서 수리를 하지 않고 사고 경위를 조사 후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 절차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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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남구지역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장난감을 아이들 쪽으로 던지고 있다./사진=어린이집 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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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근래 포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23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포항시는 지난 20일 남구지역 어린이집을 정기 점검하던 중 CCTV를 확인해 한 가정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해 전날(22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CCTV에는 지난달 8일 27개월 된 여자아이가 장난감 바구니를 놓쳐 장난감이 바닥에 떨어지자, 교사가 아동의 몸을 여러 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교사의 행동에 다른 아이들도 겁을 먹은 모습이었다.

한 피해아동 부모는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 싫어 했던 것이 이유가 있었다"면서 "자주 맞았는지 맞고 울지도 않고 그냥 뒤로 숨는 거 보니 가슴이 메여온다"고 호소했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어린이집을 찾아 CCTV 및 포렌식을 통해 증거확보에 들어갔으며, 확보한 증거자료들은 경북경찰청여청범죄수사대로 보내 본격적인 수사를 펼칠 예정이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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