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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T기자의 전원주택 이야기] (5) 작년 여름, 퍼부은 장맛비에...1층에서 물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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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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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IT기자의 전원주택 이야기 시간입니다. 제가 '부캐'를 하나 만들어야 겠다고 말씀드렸던 것 기억하시나요? 고민 끝에 '초보 전원러'라는 부캐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독자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또 공부하면서 '초보' 딱지를 떼고 '노련한 전원러'가 되는 그날까지 한번 달려가 볼까 합니다.

오늘부터는 지난해 전원주택에 입주하고 나서 벌어진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 집에 입주한 날은 작년 7월8일입니다. 입주 후 1달간은 바뀐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꾸밀 것도 좀 꾸미고, 정원도 어떻게 만들지 고민도 하고...다소 길어진 출퇴근 시간에도 적응이 필요했고요. 이사갔으니 우리 집 주변에 어떤 맛집이 있는지, 가볼만한 곳은 어딘지 검색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과 키즈카페나 놀이공원 같은 곳을 가지 못한다는 것은 아쉬웠죠. 코로나19만 아니었어도 서울에서는 가지 못했던 더 큰 키즈카페나 에버랜드와 같은 놀만한 곳을 더 많이 갔었을텐데...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습니다.

지난해 기록적인 장마를 기억하시나요?

잠깐 얘기가 다른 곳으로 흘렀는데요. 그렇게 1달여가 지난 작년 8월6일. 역사적인 사건이 생겼습니다. 기억하시나요? 작년 여름은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던 시기입니다. 정말 지겹도록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날도 비가 쏟아지던 날이었습니다. 밤에 잠을 자다가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눈이 떠졌습니다. 시간을 보니 새벽 4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잠이 깬 김에 오랜만에 일찍 출근 준비를 해볼까 싶어서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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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천장 매립등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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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1층에는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빈백이 있는데요. 잠에서 깬 저는 1층으로 내려가서 빈백에 풀썩 누웠습니다. 그런데?! 철썩하며 물소리가 들렸습니다. 엉덩이가 바로 차가워졌습니다. 이게 왠 물이지? 라는 생각을 하며 얼른 일어나서 불을 켰습니다.

헉! 빈백의 절반 이상이 물을 잔뜩 머금고 있엇고 바닥에도 물이 흥건했습니다. 잠깐 10초 정도 아무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이게 무슨 일일까 살펴보니 1층 천장, 매립등 쪽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장면이 슬로우 비디오로 눈에 보이는 것 같네요...ㅠ

얼른 빈백을 치우고, 바닥에 흥건한 물을 닦아냈습니다. 그리고 물이 떨어지는 바닥에 큰 바구니를 받쳐뒀습니다. 뒷처리를 하고, 물이 떨어지는 매립등을 쳐다보고 있는데, 정말 아무 생각도 안났습니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멘붕'에 빠졌는데...누구한테 연락해야 할까?

일단 회사에 연락해서 휴가를 쓰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자고 있던 아이 엄마를 깨워서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주택에 문외한인 우리 둘이 얘기해봐야 나오는 답이 없었습니다.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물을 계속 떨어지고...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주택을 직접 지은 분들 이라면 이럴때 어디에 연락을 할까요? 건축사무소 소장님께 연락하면 될텐데...저희는 주택을 구매하고 들어오면서 그런 연락처도 하나도 전달받지 못하고 그냥 들어왔습니다. 사실, 당장 집에 문제가 생길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일단 인테리어 업체에 문의했더니 시설담당하시는 분을 보내주셨습니다. 담당자께서 와서 보시더니 천장 단열재까지 모두 흠뻑 젖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분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모르시더군요. 결국 이웃 주민분께 우리 집을 지어준 소장님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중요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미 지어진 주택을 사서 들어가실때는, 꼭 집에 문제가 생겼을때 연락할 수 있는 소장님 연락처를 꼭 받아두셔야 합니다. 시설 담당하시는 분 연락처도 받아 두시면 두고두고 편합니다. 아무래도 우리 집을 지은 사람이 우리 집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알테니까요. 아파트야 관리사무소에 얘기하면 되는데...주택은 그런거 없습니다. 반드시 명심하세요.ㅠㅠ

범인은 외벽 크랙, 물은 어디로든 들어올 수 있다

며칠 뒤 소장님이 와서 보시더니 건물 외벽에 크랙이 간 곳이 있는데, 이 곳을 통해서 물이 유입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집 계약할때 외벽에 크랙이 곳곳에 있는건 알고 계약했습니다. 전 주인께서 크랙이 있지만 사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하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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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3년 살아보고 리모델링이나 내부 수리를 할때 같이 외벽공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계약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장마때도 비가 엄청 많이 내린적이 없기 때문에 물이 떨어질 정도로 물이 유입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일하게 넘어갈 부분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한번 물이 새기 시작하니까, 비가 올때마다 곳곳에 물이 새기 시작했습니다. 매립등쪽에서 떨어지던 물은 이제 식탁 앞에 위치한 통창쪽에서도 떨어지고, 또다른 매립등에서도 떨어지고...

게다가 비는 또 왜 그리 많이 오는지요. 밤에 잠을 자다가 비 오는 소리가 들리면 1층으로 내려가서 불침번을 섰습니다. 또 어디서 물이 떨어질지 모르니까요. 집에 물이 새기 시작하니 정말 고통스럽더라고요. 그러니, 반드시! 외벽에 틈이 보인다면, 수리 후에 계약을 하거나...계약 후 바로 수리를 하시길 권합니다. 물은 어디서든 샐 수 있다고 합니다. 조그만 틈만 있어도 그 틈으로 들어갑니다. 물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가장 낮은곳으로 흘러가고, 그 양이 많아지면 결국 집 안으로 떨어집니다.

결국 외벽 전체 공사하기로...시간, 비용, 그리고 스트레스

결국 저희는 아예 외벽 전체를 새로 공사하기로 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집이지만 외벽을 공사하려면 기간도 많이 필요합니다. 외벽 공사를 위해서는 인부들이 올라가서 작업할 수 있도록 집 전체에 비계도 설치해야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겠죠. 저는 집 잔금을 치른지 불과 3개월만에 누수가 생긴 것이라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셈입니다. 앞 편에서 말씀드렸지만, 누수와 같은 중대한 하자가 발생할 경우 민법상 전 주인이 책임을 지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법은 그렇지만, 실제로 보상을 받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전 주인과 책임소재를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갔습니다. 전 주인에게도 저에게도 정말 불편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죠. 이 부분은 다음편에 본격적으로 얘기해볼까 합니다.

그러니, 이런 사태는 가급적 안만들어야겠죠. 외벽 크랙은 절대, 절대,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벽이나 다른 곳들도 누수 흔적들은 반드시! 확인할 수 있을때까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저는 다음편에 더 머리 아픈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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