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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국내 주식 3조원 순매도한 외국인, 2차 전지주는 대거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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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이 달 들어 국내 주식의 보유 비중을 크게 낮췄음에도 2차전지 관련주는 대거 순매수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가속화하며 2차전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자,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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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2021'에서 참관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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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I(006400)였다. 총 264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SKIET와 LG화학(051910)의 순매수액이 2531억원, 1942억원으로 각각 2위, 4위에 올랐다.

외국인의 2차전지 관련주 선호 현상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나타났다. 2차전지 양극활물질을 만드는 엘앤에프(066970)의 순매수 금액이 1935억원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247540) 주식도 1032억원어치 사들였다.

2차전지 전해질 제조 업체 천보(278280) 역시 외국인 순매수액 상위권에 올랐다. 총 533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2차전지 소재 생산을 위해 조인트벤처 설립 계획을 발표한 SK머티리얼즈(036490) 역시 335억원의 외국인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팔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3조4078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의 반등을 저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6조원 넘는 금액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떠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델타변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기인한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달러 당 1130원 수준에서 23일 달러 당 1152.12월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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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을지로 센터원 E-pit'를 구축하고 5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을지로 센터원 E-pit'.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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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이 같은 상황에서도 2차전지 관련주를 대거 매수하고 있는 이유는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기차 판매 대수는 세계 시장에서 고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5월 전기차 판매량은 5만7775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1% 증가했으며,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181% 증가한 18만7316대를 기록했다. 유럽과 우리나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81%, 2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판매량의 증가에 따라 2차전지에 대한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5월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13% 증가한 21.1기가와트(GWh)를 기록했다. 업체별 출하량은 CATL이 전년 동월 대비 228% 증가한 6.1GWh를, LG에너지솔루션이 245% 증가한 5.3GWh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7% 증가한 1.0GWh를 기록했다.

국내 주요 2차전지 업체들의 2분기 실적도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개선됐을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삼성SDI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30.7% 증가한 3조3431억원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63.9% 증가한 2736억원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치)는 각각 3조3530억원, 2510억원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더불어 중대형 전지의 본격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한 시점”이라며 “원통형 전지 시장에서도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며, 삼성SDI의 제품 믹스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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