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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러스가 진화했다, 백신 접종자도 다시 마스크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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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 "접종자도 고위험 지역선 마스크 써라"

"접종자 안 써도 돼" 지침 두 달 만에 변경

"델타, 미접종자와 같은 양 바이러스 보유"

바이든, 샴페인 너무 일찍 터뜨렸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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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27일 한 여성이 마스크를 썼다. 미 CDC는 이날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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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일까. 바이든 행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두 달 전 권고를 거둬들이고 다시 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을 내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전파가 활발한 고위험 지역에서는 백신을 2회 맞은 사람도 실내 및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5월 접종 완료자는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지침을 발표하기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고위험 지역에 한해 적용된다고 밝혔지만, 미국 곳곳에서 델타 변이가 증가추세여서 사실상 미 전역에 해당하는 권고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면서 "자유의 여름"을 맞을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장밋빛 전망이 너무 성급한 것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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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셸 월런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왼쪽)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오른쪽)이 20일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미국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를 증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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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 '마스크 지침' 어떻게 바뀌었나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CDC는 모든 미국인은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올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자 CDC는 지난 5월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 사람은 실내에서도, 미접종자와 만날 때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지침을 바꿨다.

그러다 이날 CDC는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도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지침을 재차 개정했다.

특히 학교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 지역 내 바이러스 확산 정도와 상관없이 교사와 학생, 교직원 등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까지는 올가을 대면 수업 재개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 써라" 급선회 이유는



CDC와 백악관은 CDC가 판단 기준으로 삼는 '과학적 근거'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CDC는 5월 지침을 내릴 때 백신을 맞은 사람은 코로나19에 거의 감염되지 않고, 바이러스를 전파하지도 않는다는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런데 최근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백신을 맞은 사람도 감염될 수 있고, 심지어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새로운 과학적 증거가 나왔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도 코와 목에 많은 양의 변이 바이러스를 보유할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백신 접종자가 돌파 감염된 경우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과 꽤 비슷한(pretty similar) 양의 바이러스를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 '알파'의 경우 백신 접종자는 전파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됐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초기 코로나19는 아무런 완화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감염자 10명이 평균적으로 25명에게 전파하지만, 델타 변이는 10명의 감염자가 60~70명의 새로운 확진자를 양산할 수 있다.

바이든 정부 당국자들은 CDC가 손쉽게 판단을 뒤집은 것은 아니라고 옹호했다. 바이든 대통령 최고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은 CNN에 출연해 "바이러스가 변했고, 변화하는 바이러스에 따라 과학이 진화한 것"이라면서 "그냥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역동적인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두 달 전에 몰랐나" 백악관 찌른 송곳 질문들



마스크 지침을 바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버티던 CDC와 이를 지지한 백악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만6000명으로, 이달 초의 1만3000명보다 4배 늘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플로리다·미주리·아칸소주 등 남부 지역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률이 전국 상위권인 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주 등에서도 국지적으로 돌파 감염과 델타 변이가 퍼지고 있다.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한 기자는 "불과 두 달 전에 왜 이 같은 사실을 예견하지 못하고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느냐"고 물었다.

델타 변이는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에서 첫 사례가 발견된 것은 지난 3월이며, 이달 6일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의 51%를 차지하면서 지배종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성급하게 '바이러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는 바람에 코로나19가 재확산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또 다른 기자는 "백신을 맞아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 미접종자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를 지적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백신은 여전히 델타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중증으로 앓을 확률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과학에 근거해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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