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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선수도 인간"…돌연 기권한 체조계 전설에 쏟아지는 아름다운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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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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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체조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시몬 바일스가 27일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가 극도의 심리적 압박으로 중도 기권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체조계 전설의 중도 포기를 지켜본 스포츠계는 "그도 한 명의 인간이었다"며 "여전히 이 시대 가장 훌륭한 선수"라고 아름다운 격려를 보내고 있다.

바일스는 이날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주 종목 도마에 참가한 뒤 나머지 3개 종목을 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갑작스레 바일스가 빠진 미국 대표팀은 러시아에 이어 은메달을 기록했다.

이후 바일스는 SNS계정에 동료 선수들을 향해 "내가 그럴 수 없을 때 나를 위해 대신 나서줬다"며 진심 어린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끝난 뒤 "심리적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이번 올림픽이 나를 위한 것이기를 바랐지만 아직도 다른 사람을 위해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체조협회는 "바일스가 의학적인 이유로 나머지 단체전을 기권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1997년 출생인 바일스는 미국 기계체조 대표팀의 '얼굴'이자 누구와도 대체 불가능한 세계 최정상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등 4개 종목으로 결선에 올랐으며 사상 첫 6관왕 후보로 전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통상 여자 체조선수에겐 성장이 끝나기 직전인 10대 후반이 가장 이상적인 전성기로 여겨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중과 키가 늘어나면 공중에서 몸을 가누기 어려워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일스는 지난해 팬데믹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지자 라커룸에서 울음을 터뜨렸다는 소식이 보도된 바 있다. 대회 연기 발표 당시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나아가야 할지 매일같이 고민하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이미 올해(2020년)에도 경기가 가능할지 나 자신과 싸워왔다"고 털어놨다.

미국 주요매체는 바일스가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했다면서도 그도 인간이었다며 격려를 쏟아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바일스를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선수를 뜻하는 'G.O.A.T'(Greatest Of All Time)라고 칭했다. CNN은 바일스가 마주해야 했던 부담감을 지적하며 "그의 동의여부와 관계없이 인생의 너무 많은 부분이 대중에게 소비되어 버리는 시대에 경쟁해왔다"고 설명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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