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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화웨이 빈자리엔 샤오미·오포…LG 빈자리엔 애플, 삼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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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폰, 애플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 우려

“당장 밀려나지 않아도 치고 나가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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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미노트10.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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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조형운(30)씨는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업체 포코의 신제품 ‘F3’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40만원대에 직구(직접 구매)했다. 포코는 2018년 샤오미가 선보인 브랜드로 저렴한 가격과 최고의 사양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독립 브랜드로 분리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조씨는 “따로 사용 설정을 하지 않으면 LTE망 음성통화를 지원 받지 못해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빼고는 모두 만족한다”며 “충전 시간이 짧은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아성’으로 불리는 국내에서도 가성비가 좋은 중국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애플이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혀, 삼성전자가 애플과 중국 업체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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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판매량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3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8일 하나금융투자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자료를 분석해 샤오미가 지난달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판매 대수는 1974만 대로 점유율은 17%다. 삼성전자(16%)와 애플(14%)이 뒤를 이었다.



6월 점유율 샤오미〉삼성전자〉애플 순



앞서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점유율 17%로 애플(14%)을 제치고 사상 첫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19%로 1위였으며 오포(4위)·비보(5위)가 각각 1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샤오미의 성장률이 83%로 단연 높았다. 오포와 비보 역시 각각 28%, 27%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이 위축된 화웨이의 빈자리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채웠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1억7000만 대(3위)에서 올해 4500만 대(7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샤오미 등으로 흡수됐다”며 “유럽이나 중남미에서도 삼성은 이미 점유율이 높아 반사이익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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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매출과 수익에서는 애플에 뒤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는 애플(42%)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7.6%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17.5%로 2위에 올랐지만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줄었다.



애플,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기록



두 회사의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27일(현지시간) 애플은 깜짝 실적을 내놨다. 매출 814억 달러(약 94조원), 순이익 217억 달러(약 2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93% 증가했다. 애플의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로, 월가의 예상치(약 740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아이폰의 2분기 판매액은 397억 달러(약 4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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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로고.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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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한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말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자사 유통망인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로선 점유율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애플이 서울 명동에 문을 열 것으로 알려진 애플스토어 3호점의 직원 채용에 나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일부에선 브랜드마다 신제품 출시 시기가 달라 ‘한두 달 수치’로 시장 흐름을 판단하기는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이창민 연구원은 “그런데도 화웨이의 빈자리는 이미 중국의 차지라고 봐야 한다. 향후 삼성·애플·샤오미·오포·비보의 5강 구도가 될 듯하다”며 “삼성이 당장 밀리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치고 나가기는 어려운 형세”라고 분석했다.

최은경 choi.eunkyung@joongang.co.kr,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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