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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스크 쓰는 미국… 백신이 델타 변이 속도 못따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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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행의 뉴욕 드라이브

조선일보

지난 4일 뉴욕 시내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시민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에 따라, 27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도 실내에서 다시 마스크를 쓰라고 개정된 지침을 내놨다. /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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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시각) 뉴욕시내의 한 빌딩.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무심코 들어섰더니, 홀로 타고 있던 중년 여성이 흠칫 놀라며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썼다. 기자도 반사적으로 마스크를 고쳐썼다. 함께 올라가는 내내 ‘빈 엘리베이터를 좀더 기다릴걸 괜히 탔나’ 후회가 들었다.

전날 대형 식료품점에서도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근래 보지 못한 고글에 비닐장갑까지 착용한 이도 있었다. 불과 1~2주 전과도 다른 분위기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덕분에 각 가정과 업체가 비축해뒀던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남아돈다는 소리가 나왔는데, 매장엔 다시 마스크 등 방역용품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정부의 9월 학기 대면 등교 방침이 번복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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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지아주에서 주민들이 27일(현지시각)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대기하고 있다. 조지아주는 백신 접종률이 30%대에 머물러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원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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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긴장하고 있다. 최근 한달새 델타 변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지난달 전국 1만여명까지 줄어들었던 확진자 수가 이달 23일 11만명, 26일 9만명 등으로 늘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플로리다주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남부에선 코로나 중증으로 입원하는 환자가 급증해 병원들이 비필수적 수술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백신 접종율이 70%가 넘는 뉴욕 등 동북부에서도 돌파 감염 등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톰 프리든 전 CDC 국장은 27일 “미국 코로나 확산 추이가 영국과 비슷하다면 하루 최대 20만건의 신규 확진 사례를 보게될 것”이라며 지난 연말 수준의 재확산 사태를 경고했다.

결국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7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이라도 감염세가 큰 지역에 있는 경우, 실내에서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라”고 개정된 지침을 내놨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5월 마스크를 보란듯 벗어던지면서, 백신 접종자들이 병원·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 지 두달 만에 규제를 복원한 것이다. 또 초·중·고교 교사와 학생들도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모두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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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미국 몬태나주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은 강고한 백신 기피층의 존재 때문에 현재 성인 인구의 60%, 전체 인구의 49%만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에서 이 비율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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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백신 보급 속도가 델타 변이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7개월간 백신 물량공세에도 불구, 백신 기피층이 워낙 강고한 탓에 미 성인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은 60%에 정체돼있다. 그러자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이 공무원 의무 접종을 선포한 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공무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백신 의무화’는 큰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정부는 더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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