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윙진야에 이동준 스피드로 전반 승부…학범슨 작전 변경 통했다[2020도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경기 후반전. 김진야가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넣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완벽한 작전의 승리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8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도쿄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전반에만 3골을 넣는 압도적인 화력을 폭발시키며 승리했고, 2승1패 승점 6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며 8강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했다.

김 감독은 이날 공격 쪽에 눈에 띄는 변화를 줬다. 바로 김진야의 왼쪽 윙 투입이었다. 김진야는 학창 시절 사이드 공격수로 뛰었고, 프로 무대에서도 공격수 역할을 한 적이 있지만 기본 포지션은 사이드백이다. 이번 대표팀에도 측면 수비수로 선발됐다. 그런데 김 감독은 김진야의 스피드와 활동량을 고려해 왼쪽 측면에 배치했다. 빠른 속도와 왕성한 움직임을 통해 온두라스 측면을 묶겠다는 구상이었다.

작전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김진야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온두라스의 수비를 흔들었다. 단순히 직선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동료들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거나 단독 침투를 통해 뒷공간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전반 막판에는 결정적인 슛으로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후반 초반 사실상 상대를 KO 시키는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수비 시에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온두라스의 공격 전개를 방해했다.

사실 김진야의 공격수 투입은 김학범호에서 거의 없던 일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주로 측면에 있던 권창훈을 중앙 2선으로 옮겼다. 그리고 앞선 두 경기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한 송민규 대신 김진야를 전면에 내세우는 변칙 작전을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4-0으로 앞선 시점에는 스리백으로 전환한 후 김진야를 사이드백으로 배치했다. 김진야는 본업으로 돌아간 후에도 공격 본능을 숨기지 않았고, 오버래핑을 통한 정확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후반 19분 팀의 다섯 번째 골까지 뽑아냈다.

김진야의 공격이 왼쪽에서 효과를 보자 부동의 에이스 이동준이 버티는 오른쪽에서도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이동준은 경기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전반 12분 황의조의 득점으로 이어지는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전반 39분 상대 퇴장을 이끌어내며 수적 우위를 점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후반에는 이동준 대신 엄원상이 들어갔다. 엄원상도 스피드 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윙어다. 실제로 엄원상은 지친 온두라스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스피드를 테마로 한 김 감독의 카드는 온두라스를 조기에 무너뜨렸다.

김 감독은 베테랑 지도자답게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전술 변화를 구사한다. 3년 전 아시안게임에서도 조별리그서 패배를 초래한 스리백 전술을 과감하게 폐기하고 새 판을 짜 우승까지 달성한 경험이 있다. 이날도 1~2차전과는 다른 개념의 전술을 들고나와 상대의 허를 완벽하게 찔렀다. 4-0이 된 후에는 스리백 실험까지 시도하며 토너먼트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1차전 뉴질랜드전의 실패가 결과적으로 2~3차전 승리의 발판이 된 셈이다.
we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