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아이티 영부인 “대통령 출마 고려 중… 남편 암살 배후엔 재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NYT와 사건 후 첫 인터뷰 “암살범들, 나도 죽은 줄 알았을 것”

조선일보

암살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부인인 마르틴(가운데) 여사가 지난달 21일 오른팔에 깁스를 한 채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국립 판테온박물관에서 열린 모이즈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마르틴 여사는 지난달 7일 모이즈 대통령 피살 당시 총상을 입고 미국에서 치료를 받은 후 남편 장례식 참석을 위해 10일만에 귀국했다./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암살 당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아내가 “남편의 뜻을 잇기 위해 내가 대통령에 출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3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남편은 비전이 있었다. 우리 아이티 국민은 그 비전이 그냥 사라지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티의 대선은 당초 오는 9월 26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일정이 불확실하다.

이날 인터뷰는 모이즈 여사가 지난달 7일 즈브넬 대통령 피살 이후 가진 첫 언론 인터뷰다. 모이즈 여사는 사건 이후 미국으로 이송돼 총상 치료를 받았고, 현재까지 미국에서 몸을 숨긴 채 지내고 있다.

모이즈 여사는 “남편은 생전 부자와 권력자들에게 맞서 왔다”며 암살 배후로 아이티 재벌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미 연방수사국(FBI) 등이 암살 작전에 쓰인 자금을 추적해야 한다”며 “그 끝엔 재벌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알살 사건 당시 대통령 사저를 지키던 30∼50명이 경호원들 중 다친 사람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어떻게 아무도 다치지 않을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사건 이후 지금까지 콜롬비아 전직 군인들과 아이티계 미국인 등 20명 넘는 이들이 체포됐으나 암살 작전에 자금을 대고 실제로 암살을 지휘한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이즈 여사는 남편이 피살 당했던 순간도 생생하게 회고했다. 지난달 7일 새벽 갑작스러운 총성에 잠에서 깬 그는 가장 먼저 20대 자녀 2명을 깨워 욕실에 숨게 했고, 모이즈 대통령은 경호 책임자들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부부의 침실로 들어온 암살범들의 총에 모이즈 여사가 먼저 맞았다. 팔과 팔꿈치에 총을 맞은 여사는 암살범들이 떠나기 전까지 숨진 남편 옆에 가만히 누워 있었다. 암살범들은 스페인어로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대통령 서류를 뒤졌고, 원하던 서류를 발견하고 현장을 떠났다. 떠나기 전 암살범 중 하나가 마르틴 여사의 감은 눈 위로 플래시를 흔들었다. 여사는 “그들은 내가 죽었다고 판단한 뒤 떠났다”고 했다.

[이벌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