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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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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윤석열 아닌 최재형이냐" 질문에 崔 "난 정치적 부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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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도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선언식은 국민의례로 시작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에 이어진 애국가 제창, “동해물과 백두산이….” 녹음된 애국가가 아니었다. 최 전 원장은 태극기가 띄워진 화면을 바라보며 직접 애국가 1절을 독창했다.

출마선언식을 생중계한 유튜브 방송에는 “직접 부르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최근 여야 출마선언식에서 애국가를 후보자가 독창한 경우는 처음이다. 최 전 원장의 가족은 가족 모임 때 국민의례를 하고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하는 게 전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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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미라클스튜디오에서 20대 대선 출마선언에 얖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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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원장의 출마선언문 낭독은 약 17분 남짓 걸렸다. 최 전 원장은 주요 대목에서 손을 내보이거나 주먹을 쥐는 등 연습한 한듯한 모습도 보였다. 예컨대 감사원장직을 그만둔 이유를 설명하며 “저의 선택은 대한민국이었습니다”라고 말할 때 주먹을 쥔 손을 들어보였다. 최 전 원장은 전날 내내 스튜디오에서 예행 연습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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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6월28일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37일만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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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선언문 발표 뒤에는 줌(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참석한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최 전 원장의 장모 정을화 씨가 한국 초대 영부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 여사의 통역비서였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장모가) 1959년까지 프란체스카 여사의 개인 비서를 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어떤 경위로 비서가 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역대 대통령 중 헌법 가치 측면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대통령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건국의 기초를 놓았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물론 공과가 있지만 대한민국이 나아갈 자유민주주의의 기초를 놨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이 가장 목소리를 높인 때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론에 대해 답할 때다. 그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왜 북한 김여정의 발언에 의해 연기, 중단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발언에 따라 우리 안보를 좌우한다는 것은 도저히 국민이 용납할 수 없고 국민이 안심할 수 없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현 정부를 향해 “이 정부가 한 것과 반대로만 하면 부동산 문제 풀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왜 윤석열이 아닌 최재형이 대통령이 돼야 하느냐'는 질문엔 "우리나라는 거의 내전적 분열 상태, 정치적 분열 상태에 있다고 본다. 저는 이런 분열 상태를 야기한 여러 과거의 일들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적 부채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관으로 법과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고, 감사원장으로서 국정 전반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며 "국정의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드릴만큼 충분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민해보겠다","아직 부족하다"라며 준비 부족을 인정했다.

남북통일 로드맵에 대해 답하면서는 “정치 입문이 얼마 되지 않아서 여러분께 지금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경제적 철학과 내공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당연한 말씀”이라며 “경제 공부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대안 내놓겠다”고 말했다. 산업구조 개편과 관련된 질문엔 “정치 시작한 지 며칠 안 된 점 고려해달라”며 “충분히 준비가 안 돼 죄송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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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에 앞서 지지자들과 온라인 'OX퀴즈'를 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6월28일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37일만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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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마선언식 공식 행사 전에는 최 전 원장의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 이미지를 의식한 듯 지지자들과 가벼운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도 있었다. 천하람 캠프 청년특보가 사회를 봤다. 집안일 중 가장 잘하는 일에 대해서 질문을 받고, 최 전 원장은 “빨래는 세탁기가 하고 설거지를 제일 잘한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최 전 원장은 대선 출마선언 행사 마지막 발언에서 “별로 좋은 성적은 거둔 것 같지 않지만, 마라톤을 완주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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